청약서류만 수십장, 소비자 보호·영업 효율 '균형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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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금융소비자보호법 도입 이후 보험 청약 과정이 대폭 강화되며, 제도의 목적과 산업 현실 간 괴리가 점차 부각되고 있다. 고도화된 설명의무와 기록 보존 요구로 인해 청약 절차가 복잡해졌고, 동의서 작성, 자필 확인, 녹취, 전산 점검 등 다단계 절차가 의무화되면서 서류 부담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특히 변액보험과 건강보험이 중심이 되는 고난도 상품에서는 동의 절차가 수십 차례에 달아 고객과 보험사 양측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절차는 소비자 보호라는 정책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핵심 장치로 자리 잡았다. 과거 단순한 ‘설명 여부’ 중심이던 판매 관행에서 벗어나, ‘이해했는가’ ‘기록은 남겼는가’라는 증거 기반의 책임 구조가 도입되면서 청약 시점의 문서화가 필수 요소로 전환됐다. 이는 불완전판매 예방이라는 명분 아래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정책 설계의 결과이지만, 실제 운영 과정에서 과잉 문서화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절차의 복잡성이 소비자 경험을 저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긴 설명과 반복된 동의 절차는 계약 당사자의 부담을 가중시키며, 오히려 금융 소외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고령층이나 금융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청약 과정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커지고 있으며, 이는 금융 포용성 관점에서 재고해야 할 대목으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공통 동의항목에 대한 전자 통합 서명 도입 등 표준화 방안이 거론되며 제도의 실효성 재검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소비자 보호 기준이 훼손되지 않는 선에서 절차 개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다만, 규제 완화가 소비자 피해 양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보험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선 정책의 정교한 보완이 필수적이며, 디지털 기반의 효율적 기록 체계 구축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규제의 철학과 현장의 실행 가능성 사이에서 균형 잡힌 제도 설계가 본격적으로 요구되는 시점이다.

출처: 한국보험신문 ✓ 협약 승인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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