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부터 2024년 사이 보험시장은 단기납 종신보험을 둘러싼 환급률 경쟁으로 뜨거웠다. 일부 상품은 고액의 환급금을 내세우며 소비자 관심을 집중시켰고, 이 과정에서 보험사들의 판매 전략은 점차 인위적인 상품 절판을 전면에 내세우는 형태로 변모했다. 금융당국이 건전성 리스크를 우려해 제재에 나서자, 오히려 이를 마케팅 소재로 활용하며 판매 속도를 가속화한 정황이 확인됐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자료를 살펴보면, 절판 발표가 있는 달의 신계약 건수는 평소 대비 2배 이상 급증하는 비정상적 패턴이 반복됐다. 이러한 급격한 수요 증가는 상품 자체의 가치보다는 ‘소유 기회 상실’에 대한 심리적 압박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소비자들은 충분한 정보 습득 없이도 “다음 달에는 없어진다”는 메시지에 반응하며 계약을 체결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구조는 시장 전반의 신뢰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보험연구원과 금감원의 통계에 따르면 절판 마케팅이 활발했던 시기 이후, 불완전판매 관련 민원과 해지율이 동시에 증가세를 기록했다. 단기 실적 확대를 위한 일방적인 판매 환경이 소비자 권리 침해로 이어졌다는 방증이다.
장기금융상품으로서 보험의 본질이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는 이유다. 상품 개정을 통한 인위적 단종이 반복되면 소비자들은 보험사의 공지에 신뢰를 잃을 수밖에 없다. 시장의 지속 가능성은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에 달려 있으며, 이는 일시적인 매출 증대보다 훨씬 중요한 가치다.
업계 안팎에서는 상품 운영의 투명한 로드맵 제시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예고 없는 절판 없이 소비자가 장기적 관점에서 판단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보험의 사회적 기능도 회복될 수 있다. 단기 성과에 치중한 영업 문화는 결국 시장 전체의 신뢰를 해치는 결과를 낳는다는 교훈이 반복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