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래서 불확실한 상황에서 인간은 어떤 결정이나 선택을 해야 할지가 늘 고민이다.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불확실성의 문제는 ‘신의 존재 여부’일 것이다.
유럽 사회에서는 오랫동안 기독교 신앙에 기초한 역사와 문화 그리고 예술 등이 주류를 이루어왔다. 그렇지만 신의 존재를 의심하는 목소리도 언제나 있었다.
17세기 프랑스 천재 철학자이자 수학자, 물리학자였던 블레즈 파스칼(Blaise Pascal)은 신의 존재 여부를 증명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인간은 어떻게 선택하는 것이 현명한가를 논증했다. 이것이 ‘팡세(Pensées)’에 나오는 ‘파스칼의 내기(Pascal’s Wager)’ 이론이다.
신이 존재를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인간은 신을 믿고 살아야 할지 아니면 신을 부인하고 본능에 따라 즐기며 살지를 고민하게 된다. 결국 신의 존재 여부라는 두 가지 상황에 대해 우리가 신앙 혹은 불신앙 두 개 중 어떤 하나의 길을 선택하면 그 결과는 네 가지(2x2)로 나타난다.
우선 올바른 선택의 결과가 두 가지 생긴다. 즉 어느 사람이 신앙생활을 선택했는데 실제로 신이 있어 영원한 낙원인 천국에 가는 경우다.
그리고 불신앙을 선택하고 본능적 쾌락의 삶을 살았는데 실제로 신은 없는 경우이다. 이 둘은 다 문제가 없다.
그러나 잘못된 선택의 결과도 두 가지가 생긴다. 첫째 불신앙을 선택하였는데 실제로는 신이 존재하여 영원한 지옥에 떨어지게 되는 경우(오류1)다.
둘째 신앙생활을 선택하여 예배에 참석하고 헌금도 하며 살았는데 실제로는 신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오류2)다. 그러면 이 두 가지 오류 중 어느 것이 우리에게 더욱 치명적일까?
오류2에서는 세상 사는 동안 한시적인 기회비용(시간 낭비, 헌금, 금욕 등)이 발생한다. 반면 오류1에서는 불신앙으로 인해 지옥이라는 영원한 파멸로 추락한다.
파스칼에 의하면 오류1이 훨씬 더 치명적이다. 그래서 우리는 신을 믿고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의 삶 속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 자동차를 운전하다가 사고가 날지 안 날지 알 수가 없다.
또한 우리 집에 불이 날지 안 날지 알 수가 없다. 이러한 불확실함 때문에 자동차보험이나 화재보험 등이 생겨났지만 실제 보험 가입 여부는 개인의 선택에 달렸다.
보험에 들었는데 사고가 난 경우와 보험에 들지 않았는데 사고가 나지 않은 경우는 올바른 선택의 결과로 모두 문제가 없다. 그러나 반대로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는데 큰 사고가 난 경우(오류1)와 보험에 가입했는데 사고가 나지 않은 경우(오류2)도 생길 수 있다.
이 두 가지 오류 중 어느 것이 우리에게 더 치명적일까? 오류2에서는 보상금을 한 푼도 받지 않았는데 보험료라는 비용 부담을 하므로 아까운 측면이 있다.
그러나 보험을 들지 않았는데 큰 사고를 당하는 경우보다는 훨씬 낫다. 그래서 오류2가 더욱 치명적이고 심지어 가정 경제가 파산에 이를 수도 있다.
따라서 ‘파스칼의 내기’에서와 같이, 합리적인 사람은 불확실한 사고 위험에 대비해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물론 사고가 나도 그 피해가 가벼워 개인이 쉽게 감당할 수 있는 때도 있다.
이런 경우까지 보험에 들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보험에서는 경미한 피해에 대해서는 자기부담금(Deductible) 제도를 통하여 보장을 보류할 수 있다.
각자 선택한 자기부담금 이상의 큰 손실에 대하여만 보장을 받는 보험에 가입하면 보험료를 크게 낮출 수 있는 장점도 있다. 결국 보험 가입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우리가 겪을 수 있는 치명적인 오류를 피하는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