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사기 ‘무관용’… 병·의원 허위청구 정조준
국민보험으로 불리는 실손의료보험을 둘러싼 보험사기가 증가하면서 금융당국과 업계가 강경 대응에 나섰다. 보험사기가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져 국민 부담을 키우는 ‘민생 침해 금융범죄’라는 판단에서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5일 민생금융 담당 부원장보 주재로 보험사기 대응조직(SIU) 임원 간담회를 열고, 2026년 보험사기 대응 방향과 소비자 보호 관점의 조사 원칙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생명·손해보험협회와 보험사 SIU 담당 임원·부서장 등 약 70명이 참석했다.
김형원 부원장보는 모두발언에서 보험사기를 “보험료 인상 등 국민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민생 침해 금융범죄”로 규정하며 “악의적 보험사기에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정 대응해 달라”고 주문했다.
■ 실손 사기 ‘최우선’… 병·의원 집중 조사
금감원은 올해 실손보험 사기 근절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상시·기획조사를 강화한다. 일부 병·의원이 실손 미보장 항목인 피부미용 시술 등을 보장 대상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진료기록부 등을 허위로 발급하는 사례가 지속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대표적으로 영양수액·피부미용 시술을 도수·통증치료로 기재하는 방식이 적발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고가 비급여 비만치료제 수요 확대를 틈타 “구입 비용을 실손보험으로 충당할 수 있다”며 환자를 유인·권유하는 정황도 포착됐다.
금감원은 의사가 실손 가입 여부를 묻고 허위청구를 유도하는 행위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상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며, 관련 적발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 ‘신고·포상’ 특별기간… 제보 유인 강화
실손보험 사기 적발을 위해 금감원은 1월 12일부터 3월 31일까지 ‘특별 신고·포상 기간’을 운영 중이다. 신고 대상은 실손 보험사기 의심 병·의원, 의료인, 브로커 등이다.
포상금은 병·의원 관계자 5000만원, 브로커 3000만원, 환자 등 이용자 1000만원 수준이며, 녹취록 등 구체적 물증과 수사 협조가 있을 경우 지급된다. 생·손보협회 ‘보험범죄 신고포상금’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금감원은 고의사고 공모, 음주운전 은폐 등 자동차보험 사기에 대해서도 신속 조사에 나선다. 2024년 8월 보험사기방지 특별법 개정으로 자동차 보험사기 피해사실 고지 및 할증보험료 환급이 의무화된 만큼, 현장에서 환급 절차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도 점검할 계획이다.
■ “선의의 환자 보호”… 보험금 지연·삭감 경계
보험사기 수법이 의료인·보험설계사 등이 개입하는 형태로 지능화되면서, 환자가 허위청구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연루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금감원은 “선의의 환자에 대한 조사는 합리화할 필요가 있다”며, “보험사가 ‘조사’를 이유로 합리적 사유 없이 보험금 지급을 지체·거절·삭감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보험사기방지 경진대회 수상 사례 등 조사기법 노하우를 공유해 보험사기 조사 전반에 대한 내부통제 점검 강화도 논의했다. 보험사기 목적 의료기관 설립 후 미용시술을 치료로 조작한 사례와 함께, 법인보험대리점(GA)·설계사·치과병원 관계자·브로커 결탁 치아보험 사기 적발 사례도 우수사례로 제시됐다.
■ 수사·보건당국 공조 강화… 예방 홍보도 확대
금감원은 수사·보건당국 등과 협력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맞춤형 홍보물 제작과 자동차 고의사고 다발지역 내비게이션 음성안내 서비스 확대 등 생활밀착형 예방 홍보도 확대할 계획이다.
김형원 부원장보는 “올해는 실손 및 자동차 등 국민보험 관련 보험사기 조사를 강화할 예정”이라며 “보험회사의 적극적인 혐의 인지·조사와 함께 신고자의 제보에 귀 기울여 달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