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법인보험대리점(GA) 업계가 질적 도약을 선언하며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했다. 2025년 기준 GA 업계의 매출 규모는 약 18조원에 달하며, 소속 설계사 수는 보험사 전속 설계사 규모를 크게 넘어섰다. 이러한 양적 성장을 바탕으로 보험GA협회는 2026년을 ‘질적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본격적인 구조 개편에 나섰다.
김용태 보험GA협회장은 지난 20일 서울 중구 협회 회의실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단순한 상품 판매를 넘어 보험판매전문회사로의 전환을 추진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는 GA 업계가 거대해진 규모에 걸맞은 지위와 책임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특히 2025년 6월 말 기준 GA 소속 설계사 수는 32만9638명으로, 보험사 전속 설계사보다 12만 명 이상 많다. 이러한 수치는 GA 업계가 국내 보험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커졌음을 방증한다.
GA 업계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매출 규모는 2017년 5조2000억원에서 2024년 15조원, 2025년에는 약 18조원으로 성장했다. 또한 과거 불완전판매로 인한 부정적인 인식도 개선되고 있다. 불완전판매 비율은 2021년 0.052%에서 2025년 0.028%로 낮아졌으며, 계약 유지율도 대형 GA 기준으로 생명보험 88.32%, 손해보험 86.94%를 기록하며 보험사 전속 채널과 대등하거나 일부 상회하는 수준이다.
협회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보험판매전문회사’ 제도 도입을 위한 입법화 논의를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이는 금융당국이 최근 판매수수료 제도 개편과 제3자 리스크관리 가이드라인 제정을 마무리한 만큼 입법 환경이 조성됐다는 판단에서 비롯됐다. 협회가 제안한 운영모델에 따르면, 보험판매전문회사는 기존의 단순 판매를 넘어 계약 유지, 고객 관리, 보험금 상담 및 청구 대행 등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소비자 보호 전략도 구체화됐다. 협회는 올해 슬로건으로 ‘보험금 제때 제대로 받기’를 내걸었다. 이는 보험 민원 중 보험금 산정 및 지급 관련 이슈가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현실을 반영한 조치다. 특히 보험 판매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을 계산하고 청구 절차를 대행하는 토털 케어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를 위해 협회는 오는 29일 74개 대형 GA가 참여하는 ‘금융소비자 보호 실천 협약식’을 개최하고, 고위험 계약 관리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한 올해 7월부터 GA 소속 설계사에게도 첫해 모집 수수료를 월 납입보험료의 12배 이내로 제한하는 ‘1200%룰’이 전면 적용된다. 이는 과도한 영입 경쟁과 철새 설계사 양산을 방지하고 계약 유지율을 높여 GA의 경영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 과제로 평가받고 있다.
김 회장은 “2026년은 GA 산업이 외형 성장에 걸맞은 내실을 다지는 해가 될 것”이라며 “보험소비자 권익을 획기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가 국내 보험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어갈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