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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로] 사형제도와 보험

 신문로  사형제도와 보험

신문로 사형제도와 보험

최근 내란사건에 대한 재판이 진행되면서 사형제도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다시 높아졌다. 우리나라에 법률상 사형제도는 존재하는지, 사형선고가 내려지면 실제 집행이 이루어지는지, 집행 방식은 무엇인지, 그리고 사형이 집행될 경우 사망보험금은 지급되는지에 대한 의문도 있다.

우선 우리 형법 제41조(형의 종류)를 보면 첫 번째로 '사형'이 나와 있다. 다만 사형제도는 존재하되 1997년 말 23명에 대해 사형을 집행한 이후 지금까지 30년 가까이 집행을 하지 않아 국제사회에서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인정받고 있다. 현재 사형이 확정된 약 60명의 수형자들은 집행 없이 교도소에서 수형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60여 개 국가가 사형제도를 유지하고 있고, 120여 개 국가는 사형폐지국이다. 하지만 중국은 물론 일본도 2025년에 약 3년 만에 사형집행이 있었고, 미국에서는 같은 해에만 40여 명에 대한 사형이 집행됐다.

사형집행 방식은 국가별로 다르다. 교수형, 총살, 전기충격, 독가스 흡입, 독극물 주입, 단두대 처형 등 다양한 방식이 사용되어 왔다. 우리나라는 형법 제66조에서 사형은 교도소 내에서 교수하여 집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형수를 의자에 앉힌 후 목을 매고 나면 앉은 채로 바닥이 밑으로 빠져 지하로 내려가게 되어 있는 구조다.

중세에는 의자 대신 양동이를 사용했다고 한다. 양동이를 발로 차버림으로써 사형수의 생을 마감하게 하였는데, 여기에서 'Kick the Bucket'이라는 말이 나왔다.

오늘날엔 '버킷리스트(Bucket list)'가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이나 하고 싶은 일들에 대한 리스트를 뜻하는 긍정적인 의미로 바뀌었으니, 언어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이 표현이 영화 제목으로도 사용되면서 더 널리 알려지게 됐는데, 그 영화의 주된 줄거리는 말기 암 선고를 받은 두 남자가 버킷리스트를 실현하며 남은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는 내용이다.

또 많은 사람이 궁금해하는 부분은 "사형수가 생명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면 보험금이 지급될까?"라는 점이다. 상법 제659조에 따르면 보험회사가 책임을 면하려면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나 보험수익자의 '고의'가 있어야 한다. 이 세 사람의 고의 외에 제3자의 고의는 보험금이 지급되는데, 사형 역시 국가의 형 집행이지 피보험자 본인의 '고의'로 인한 사망이 아니므로 보험금은 지급된다.

과거에는 상법 제659조(보험자의 면책사유) 제2항에서 "사망 또는 상해를 보험사고로 한 보험계약에는 사고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나 보험수익자의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생긴 경우에도 보험자는 보험금액을 지급할 책임을 면하지 못한다. 그러나 사형의 집행으로 인하여 사망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라는 규정을 두고 있었다. 즉 사형집행으로 사망하면 보험회사가 책임을 면하는 규정이 있었지만, 법이 1993년 개정되면서 이 부분이 삭제됐다.

이에 대해 보험 관련 법에서 범죄행위자까지 보호해 주는 것은 보험이 범죄행위를 조장하는 것이라는 논란이 있었지만, 보험금을 받아 생계를 꾸려 나가야 할 죄 없는 가족들에 대한 배려로 법이 개정된 것이다.

다만 일반적으로 생명보험에서는 일반사망과 재해사망을 분류해 재해사망의 경우에는 일반사망의 몇 배에 해당하는 고액의 보험금을 지급하는데, 사형의 집행으로 인한 사망의 경우에는 일반사망보험금만을 지급한다. 생명보험 표준약관상 재해분류표에는 '재해'에 대해 정의가 나와 있는데, '재해란 우발적인 외래의 사고로서 분류표에 따른 사고'를 말한다고 하고 있으나 '법적 개입 중 처형'은 제외한 것이다. 이에 사형집행으로 인한 사망의 경우에는 재해사망에서 제외함으로써 일반사망보험금만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사형제도와 보험의 관계는 법과 삶의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한 사람의 생은 법에 따라 강제로 끝나지만, 그 뒤를 살아가는 가족들은 보험금으로 생계를 이어간다. 논란 끝에 법은 개정됐지만, 독자 여러분께도 이 질문을 던져 본다. 범죄자의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이 옳을까. 아니면 범죄 억제라는 사회적 목적을 위해 지급을 제한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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