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용적 금융 대전환 ③-2 금융 배제계층을 제도권으로 포용하는 ‘완충장치’
올해부터 ‘포용적 금융’으로의 대전환이 본격 추진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8일 제1차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열고 ▲금융접근성 제고 및 금융비용 부담 완화 ▲신속 재기지원 ▲금융안전망 강화 등 3대 과제 추진계획을 마련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다양한 전문가 및 수요자가 참석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3대 과제 세부 방안을 검토하고, 마련된 개선 방안은 매달 회의를 열어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안전망 강화’ 과제와 맞닿은 정책도 병행되고 있다.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불법사금융 근절 방안’ 내 ‘불법사금융 이용 유인 억제’ 대책은 불법사금융·불법추심을 차단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금융 배제계층을 다시 제도권 금융으로 포용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우선 불법사금융예방대출의 금리 부담을 대폭 낮췄다. 연체자 등 금융 배제계층도 이용할 수 있는 대출 금리는 기존 15.9%에서 지난 2일부터 12.5%로 인하돼 적용되고 있다. 전액 상환 시 전체 납부 이자의 절반을 돌려주는 페이백 제도가 신설돼 실질 금리부담은 6.3%까지 완화된다. 사회적 배려자(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등록 장애인 등) 대상 금리는 9.9%로, 전액 상환 시 실질금리는 5%까지 내려간다.
2027년에는 금융권·정부가 함께 출연하는 ‘서민금융안정기금’을 신설한다. 기금 손실에 대한 정부의 손실 보전과 금융회사의 상시출연 근거를 마련해 재원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법정기금으로 설치하고, 보증배수를 기존 15배에서 20배로 확대해 정책서민금융 공급 여력을 넓힌다. 기금운용계획상 주요항목은 지출금액의 20~30% 내에서는 국회 승인 없이도 공급 확대가 가능하도록 해, 경기 여건 변화나 수요 증가에 보다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한다.
장기연체채무 문제도 구조적으로 손질한다. ‘새도약기금’을 통해 상환능력을 상실한 개인 및 개인사업자의 무담보 채무 가운데 7년 이상 연체되고 5000만원 이하인 채무는 채무조정기구(캠코 출자회사)가 일괄 매입해 소각하거나 채무조정을 진행한다. 재산·소득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해 파산에 준하는 수준으로 상환능력이 없는 경우에는 채무를 소각하며, 그 외 채권은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 기준(원금 감면 70%+분할상환 최장 8년)보다 강화된 채무조정을 적용한다.
장기연체가 반복·누적되는 구조 개선도 병행한다. 금융위는 소멸시효(일정 기간이 지나 채권자의 추심 권리가 소멸하는 제도로, 원칙적으로 만기이며 금융기관 대출채권은 5년이다)가 무분별하게 연장되거나 부활하지 않도록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는 장기 소액연체가 누적되는 관행을 개선하고 상환능력을 잃은 채무가 장기 존속되는 문제를 줄이겠다는 취지로, 1분기 중 시행한다.
불법추심 피해자 보호의 지속성을 위해 채무자대리인 사업도 손본다. 채무자대리인 사업은 불법사금융·불법추심 피해자에게 대한법률구조공단(법구공) 소속 변호사를 무료로 선임해 불법이거나 과도한 채권추심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금융위의 대표적 피해구제 제도다. 올해는 불법사금융 근절을 위한 원스톱 종합·전담 지원체계에 맞춰 불법추심이 완전히 중단될 때까지 피해자를 보호하는 데 집중한다.
이달부터 사업을 이용한 피해자가 불법추심에 지속 시달릴 경우 횟수·기간에 관계없이 다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2월부터는 채무자 관계인의 지원사업 신청요건도 완화된다. 채무 당사자가 심리적 위축 등으로 직접 신청하지 못하는 경우를 고려해 가족·지인 등 관계인의 단독 신청이 가능해지며, 채무 당사자의 신청 접수번호나 전화번호가 없어도 신청이 허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