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권 ‘생산적 금융협의체’ 가동… 5년간 1240조원 공급
금융위원회가 부동산과 담보 위주의 낡은 금융 관행에서 벗어나 첨단산업과 벤처기업 등 미래 먹거리에 자금을 공급하는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을 위해 민관 합동 협의체를 공식 출범시켰다. 금융권은 향후 5년간 총 1240조원 규모의 자금을 생산적 분야에 투입하며 이에 발을 맞춘다.
금융위원회는 2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업권 생산적 금융협의체’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금융감독원 임원들을 비롯해 KB·우리·iM금융지주, 한국투자증권, KB증권, 한화생명, 삼성화재, 한국산업은행, IBK기업은행 등 주요 민간 및 정책금융기관의 생산적 금융 담당 임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이번 협의체는 정부의 ‘생산적 금융 대전환’ 정책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현장의 애로사항을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으며, 앞으로 정례화돼 운영된다.
권대영 부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금융이 담보와 보증이라는 ‘익숙한 옛길’이 아니라 첨단산업, 스타트업, 지역 등으로 ‘새로운 미래를 여는 길’로 자금 흐름을 전환해 국민 모두의 성장을 견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금융권은 향후 5년(2026~2030년)간 총 1240조원 규모의 생산적 금융 지원에 나선다. 세부적으로는 ▲민간금융(10개 지주, 7개 증권사, 24개 보험사)이 614조원 ▲정책금융(한국산업은행, IBK기업은행)이 626조원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10월 발표 당시 계획보다 민간 부문 지원 규모가 대폭 확대된 수치다.
금융사별 전담 조직 신설 및 특화 전략 가동
이날 회의에 참석한 주요 금융사들은 구체적인 추진 계획과 실적을 공유했다.
금융지주사들은 조직 개편과 전문성 강화에 방점을 뒀다. KB금융지주는 계열사의 생산적 금융 추진 조직을 신설·재편하고, 반도체·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이해도 제고를 위한 전담 부서를 만들었다.
우리금융지주는 전 직원 대상 ‘생산적 금융 가이드북’을 발간해 산업 이해도를 높이고 있으며, 약 520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생산적 펀드 운영에 나서고 있다. iM금융지주는 지역 거점의 특성을 살려 포항시와 협약을 맺는 등 ‘지역 특화 생산적 금융 공급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자본시장의 역할을 맡은 증권업계도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한다. 자기자본 4조원 이상 대형 증권사 7곳은 3년간 22조5000억원의 모험자본을 공급한다. 한국투자증권은 국민성장펀드 참여와 코스닥 전담 조직 확충을, KB증권은 채권·대출 중심에서 지분(Equity) 투자로의 포트폴리오 전환을 선언했다.
보험업계는 사회기반시설(SOC)과 미래 에너지 분야에 집중한다. 한화생명은 2030년까지 사회기반시설·데이터센터·연료전지·신재생에너지 등에 5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며, 삼성화재는 인프라 투융자와 기술 기반 스타트업 발굴에 주력한다. 금융당국은 이를 지원하기 위해 위험계수 조정 등 규제개선을 검토 중이다.
정책금융기관인 한국산업은행은 ‘국민성장펀드 사무국’을 신설하고 연간 50조원 규모로 첨단전략산업을 지원하는 ‘KDB NEXT KOREA’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기업은행 역시 2030년까지 300조원을 공급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지원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권 부위원장은 “올해가 ‘경제 대도약’의 원년이 되도록 생산적 금융의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며 “정부와 민간이 머리를 맞대고 변화의 성과를 쌓아나가 결실의 시간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앞으로도 긴밀한 소통을 이어가 줄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