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보험산업이 1100조원 규모의 막대한 자산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혁신적 투자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근 한국금융연구원 박지원 연구위원은 보험사의 장기 모험자본 공급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하며, 해외 사례를 중심으로 국내 정책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은 정부 주도의 지원 정책을 통해 보험사의 혁신 분야 투자를 활성화하고 있다. 프랑스는 '티비(Tibi) 이니셔티브'를 통해 우량 벤처 펀드를 인증하고 보험사의 출자를 유도해 성공적인 투자 성과를 거뒀다. 영국 역시 '솔벤시 UK(Solvency UK)' 도입으로 위험마진 축소와 매칭조정 요건 완화를 통해 친환경 인프라 투자를 촉진했다.
반면 미국과 일본은 시장 자율에 중점을 두고 있다. 미국 보험사들은 별도의 프로그램 없이도 사모신용과 인프라 시장에 자산의 10~30%를 투자하며 실물경제 자금원으로 기능하고 있다. 일본도 금융청(FSA)의 가이드라인 하에서 보험사들의 임팩트 투자를 늘리고 있다.
국내 보험산업은 지급여력제도(K-ICS)와 새 보험회계 국제기준(IFRS17) 도입으로 자본 규제 부담이 커지며 국공채 위주의 보수적 운용에 머물고 있다. 금융당국이 규제 개선에 나섰지만, 아직은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보험사들이 스타트업 투자에 나서고 있으나, 대부분 소규모에 그쳐 대형 인프라 투자를 주도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박지원 연구위원은 국내 보험산업의 혁신적 투자 활성화를 위해 영국의 매칭조정 제도 확대와 국민성장펀드 활용을 제안했다. 또한 보수적 관행을 고려해 시범사업 또는 공동 펀드로 시작해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는 단계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정책적 노력이 뒷받침된다면, 국내 보험산업도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