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 해약한 돈으로 주식 사라?”… 재테크 유튜버의 위험한 ‘훈수’
"보험 해약한 돈으로 주식 사라?"… 재테크 유튜버의 위험한 '훈수'
최근 직장인 A씨는 유튜브 알고리즘에 뜬 '보험 당장 해지하세요'라는 영상을 보고 밤잠을 설쳤다. 영상 속 유튜버가 지적한 '나쁜 보험'의 특징이 자신이 가입한 보험과 유사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유튜브가 보험 정보의 주요 창구로 부상하면서, 사실을 왜곡하거나 과도한 공포감을 조성하는 소위 '공포 마케팅'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그동안은 일부 설계사 유튜버들이 조회수와 영업 실적을 위해 이를 악용했다면, 최근에는 재테크 유튜버들이 소비자의 불안 심리를 악용하고 있어 문제가 더 심각하다.
보험의 본질 무시한 '수익률 만능주의'
이들 재테크 유튜버들의 주된 레퍼토리는 "보험료 낼 돈으로 미국 주식을 사면 노후가 달라진다", "종신보험은 사기다"라는 식의 극단적인 주장이다. 보험의 본질인 '위험 보장' 기능은 무시한 채, 오로지 '수익률' 관점에서만 보험을 불필요한 비용으로 치부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비전문가의 주관적인 견해를 맹신해 필수적인 보장 자산까지 해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한 재테크 커뮤니티에는 유튜버의 말만 믿고 보험을 해지했다는 글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재테크와 보험은 목적 자체가 다른데, 일부 유튜버들이 자극적인 썸네일과 조회수를 위해 이를 동일한 선상에 놓고 비교한다"고 지적했다.
법망 피한 무책임 훈수… 검증 없는 '개인 의견'
이들 유튜버들이 보험을 공격하는 또 다른 논리는 '확률'과 '비용 효율성'이다. "암에 걸릴 확률보다 안 걸릴 확률이 높으니 그 돈을 아껴라", "보험사가 건물 올리는 돈이 다 여러분 주머니에서 나간 것"이라는 식이다.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에서 통용되는 '수익률 계산법'을 보험에 그대로 대입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접근이 보험의 본질인 '만약의 사태 대비'를 간과한 위험한 발상이라고 입을 모은다. 투자는 확률이지만, 질병이나 사고는 단 한 번의 발생만으로도 가계 경제를 무너뜨릴 수 있는 '치명적인 위험'이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이 보험업법상의 자격이나 전문 지식 없이 발언한다는 점이다. 특히 금융당국의 심의를 받는 정식 광고와 달리, 이들의 영상은 '개인의 의견'으로 분류돼 사실 관계가 틀려도 제재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현재 보험설계사가 제작한 보험 유튜브 영상 콘텐츠는 광고 심의 대상으로, 사전 심의를 거쳐야 유튜브에 올라갈 수 있다.
하지만 일반 유튜버의 영상은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현행법상 판매 목적이 없는 단순 정보성 콘텐츠는 '광고'가 아닌 '개인의 창작물'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명백한 오류가 있거나 편향된 주장이 담겨 있더라도, 이를 불법 광고로 규정해 처벌할 법적 근거가 모호한 실정이다. 결국 잘못된 훈수에 대한 책임은 오직 영상을 맹신한 구독자가 져야 하는 구조다.
피해는 오롯이 소비자 몫… "해지는 가입보다 신중해야"
전문가들은 유튜브발(發) '묻지마 해지'의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가 떠안게 된다고 경고한다. 오래된 보험을 섣불리 해지할 경우 ▲납입 원금 손실 ▲과거 상품의 우수한 혜택 소멸 ▲연령 및 병력에 따른 재가입 거절 등의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특히 재테크 유튜버들의 말처럼 해지환급금을 투자해 수익을 낸다는 보장도 없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사례는 단순히 특정 보험상품을 홍보하거나 판매하는 목적이 아닌 만큼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유명 유튜버의 말이라도 맹신하지 말고, 해지를 결정하기 전에는 전문가와 상의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