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계사 수익구조, ‘선지급’에서 ‘유지관리’ 중심으로 이동

설계사 수익구조, ‘선지급’에서 ‘유지관리’ 중심으로 이동
보험 판매수수료 개편방안이 확정되면서 보험설계사의 소득 구조에도 구조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계약 체결 시점에 수수료가 집중되던 기존 방식에서, 계약 유지 기간에 따라 보상이 분산되는 구조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날 ‘보험업감독규정’ 개정안을 의결하고, 보험상품 판매수수료 체계를 선(先)지급 중심에서 분급 체계로 개편하기로 확정했다. 이번 개편은 보험계약 유지율을 높이고, 설계사의 유지관리 책임과 보상을 연계해 장기 관리 서비스를 유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설계사는 기존 선지급 수수료 외에 ‘유지관리수수료’를 최대 7년간 분할 지급받게 되며, 계약이 유지되는 경우에만 수수료가 지급된다. 유지 5~7년 차에는 장기유지수수료가 추가로 지급돼, 계약이 오래 유지될수록 설계사가 받을 수 있는 총수수료가 늘어나는 구조다.
특히 법인보험대리점(GA) 소속 설계사의 소득 구조 변화가 크다. 그동안 보험사가 GA에 지급하던 수수료에만 적용됐던 ‘1200%룰’이 오는 7월부터 GA가 소속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수수료에도 확대 적용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GA가 소속 설계사에게 계약모집 후 1년간 지급하는 수수료는 연간 납입보험료 이내로 제한된다.
차익거래를 막기 위한 규제도 설계사 수입 구조에 영향을 미친다. 판매수수료와 해약환급금을 합산해 차익 여부를 판단하는 기간이 기존 1년에서 보험 계약 전(全) 기간으로 확대되면서, 단기간 계약 해지를 통한 수익 창출은 사실상 차단된다.
이번 개편안에는 업계와의 사전 조율 과정도 상당 부분 반영됐다. 지난해 10월 김용태 보험GA협회장이 주재한 기자간담회에서는 판매수수료 분급 전환에 따른 설계사 소득 변화와 GA 운영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보완책이 집중 논의된 바 있다.
당시 금융당국은 유지관리수수료를 신설하면서 4년 분급 시 매월 계약체결비용의 1.2% 이내 지급을 제안했으나, 업계 의견을 반영해 1.5% 이내로 상향 조정했다. 또한 선지급 및 유지관리수수료 산정 시 제외 항목에 대해 업계 건의를 받아들여 신인지원비를 제외 항목에 포함시켰다. 다만 GA 소속 설계사에 대한 1200%룰 적용은 감독규정 개정안 원안대로 유지해 오는 7월 시행을 확정했다.
판매수수료 분급 제도는 단계적으로 도입된다. 2027년부터 4년 분급이 우선 시행되고, 2029년부터는 7년 분급 체계가 본격 적용된다. 4년 분급 기간에는 설계사의 소득 급감을 완화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유지관리 수수료 지급 비율을 상향하는 보완 장치도 함께 마련됐다.
보험·GA업계는 이번 개편안이 1년 이상 장기 논의된 사안인 만큼, 전반적으로는 제도 방향을 수용하는 분위기다. 다만 일부 GA에서는 4년 분급 유지관리수수료율이 여전히 낮고, 7년 분급제 도입이 다소 빠르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들 GA는 4년 분급제를 시행한 뒤 제도 효과를 점검하고 7년 분급을 재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GA업계 관계자는 “초기 수당이 감소할 시 설계사 유입이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일부 GA에서 나오고 있다”며 “이번 개편안은 유입 시점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설계사 정착 이후 계약 관리와 유지에 집중한 구조 전환”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