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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리치 MRC의 보험 라운지] 실손의 배신, 그리고 정액 담보의 대반격

 메타리치 MRC의 보험 라운지  실손의 배신, 그리고 정액 담보의 대반격

메타리치 MRC의 보험 라운지 실손의 배신, 그리고 정액 담보의 대반격

필자가 보험업계에 몸담은 거의 20년 동안, 실손의료보험은 언제나 '계륵'과 같은 존재였다. 고객에게는 필수품으로 포장됐지만, 보험사에는 손해율 악화의 주범이었고, 설계사에게는 갱신 때마다 원성을 들어야 하는 관리의 늪이었다.

최근 실손보험료 인상 통지서를 받아 든 고객들의 분노가 임계점을 넘고 있다. 1·2세대 구실손의 갱신 폭탄은 구조적으로 이미 예견된 재앙이었으나, 소위 '착한 실손'이라 불리며 전환을 유도했던 3·4세대 실손조차 최근 20% 가까이 보험료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실손보험의 구조적 한계가 명확함을 보여주는 신호이자, 더 이상 실손만으로는 노후 의료비를 감당할 수 없다는 시장의 엄중한 경고다.

그럼에도 현장에서는 여전히 기이한 현상이 목격된다. 갱신 폭탄을 맞은 고객에게 '구관이 명관'이라며 1세대 실손 유지를 권유하는 것이다. 자기부담금이 없다는 이유로 월 20만~30만원에 육박하는 보험료를, 병원 이용이 거의 없는 건강한 고객에게조차 감내하라는 것이다. 이는 "언젠가 전쟁이 날지 모르니 평소에도 30kg짜리 무거운 갑옷을 입고 생활하라"고 강요하는 것과 다름없다. 그 무거운 갑옷은 고객의 체력, 즉 가계 경제를 서서히 그러나 확실하게 갉아먹는다. 매달 소멸되는 수십만원의 보험료는 노후 준비나 자산 형성에 쓰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비용을 허공에 날리는 셈이다.

대안으로 제시되는 '4세대 실손 전환'은 당장의 보험료 부담을 50% 이상 줄이는 데는 효과적이다. 하지만 냉정하게 직시해야 한다. 1세대에서 4세대로의 전환은 급한 불을 끄는 미봉책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닐 수 있다. 의료비 상승률과 고령화 속도를 고려할 때, 과연 소득 절벽에 부딪히는 70·80대 노년기까지 갱신되는 실손보험료를 납입하며 유지하는 것이 가능할까. 실손은 결국 '빌려 쓰는' 개념의 갱신형 상품이며, 죽을 때까지 내 돈을 내야 보장받는 '세금'과 같은 구조이기 때문이다. 소득은 끊겼는데 세금만 늘어나는 구조를 언제까지 버틸 수 있겠는가.

이제 고객에게는 실손 만능주의에서 벗어난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실손보험의 비중을 '유지 가능한 수준'(4세대 등)으로 과감하게 낮추어 고정 지출을 줄이고, 차액으로 '정액형 담보'를 강화하는 전략적 리모델링이 필요하다. 실손은 여러 개를 가입해도 실제 쓴 병원비만큼만 받지만, 정액 담보는 가입한 만큼 중복 보상이 가능하다. 이는 단순한 병원비 보전을 넘어 생활비·간병비·요양비로 활용할 수 있는 '현금 흐름'을 만들어 준다.

구체적으로는 최근 트렌드인 '암주요치료비', '순환계특정치료비', 그리고 '수술비' 플랜이다. 과거의 진단비는 최초 1회 지급으로 끝나지만, 최신 치료비·수술비 담보는 반복 지급이 가능하며, 의료기술 발전에 따른 고가의 신의료기술 치료비(중입자 치료, 표적항암 등)까지 포괄한다. 실손이 없거나 보장 한도가 부족하더라도 암주요치료비에서 매년 정액으로 지급되는 목돈과 수술비에서 나오는 보험금으로 병원비를 내고도 생활비까지 충당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진정한 '리스크 헤지(Risk Hedge)'다. 실손에 목매지 않아도 되는 자생적인 보장 구조를 만들어주는 것, 이것이 이 시대가 요구하는 리모델링의 핵심이다.

이러한 전략적 전환은 고객뿐 아니라 설계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는 단순히 상품을 파는 '판매자'가 아니다. 고객의 생애 주기에 맞춰 지속 가능한 위험 관리(Risk Management)를 수행하는 전문가여야 한다. 고객의 눈을 가리고 낡고 무거운 갑옷을 덧입히는 행위는 직업윤리에도 어긋난다. 고객은 이미 충분히 똑똑한 소비자들이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상품 설명서가 아니라, 혼란스러운 시장 상황을 꿰뚫어 보고 올바른 방향을 제시해 줄 나침반이다.

고객은 100세 시대라는 긴 마라톤을 뛰고 있다. 초반에 체력을 소진하면 완주할 수 없다. 실손이라는 통제 불가능한 짐을 덜어내고, 정액 담보라는 통제 가능한 지원군을 붙여주는 것. 그것이 지금 보험 시장에서 고객의 자산을 지키고, 설계사로서 우리의 가치를 증명하는 길이다. 고객의 막연한 불안을 이용하지 말고, 구체적인 미래를 설계하여 신뢰를 얻자. 그것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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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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