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보험자금, 주식시장으로 대이동… 정책 지원 효과 뚜렷
2025년 중국 주식시장의 활황세를 상징하는 핵심 키워드 단 하나만 고른다면 단연 '장기자금'이다. 장기자금은 단기수익률에 집착하지 않고 미래 수익을 기대하며 오랜 기간 투자하는 자금으로, 대규모·안정성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연기금과 보험회사가 운용하는 자산이 대표적이다. 특히 지난해 중국에서는 보험회사들이 정부의 정책적 지원으로 자본시장 전면에 나서며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고, 그 결과 보험회사의 수익률은 크게 상승했다. 여기에 예정금리 조정까지 맞물리며 양적 성장과 질적 개선의 균형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었다.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연초 이후 장기 투자 자금을 주식시장으로 유인하는 정책 환경을 조성했다. 2025년 1월 중앙금융판공실 등 유관 기관은 '중장기 자금의 주식시장 유입 추진 업무에 관한 실시방안'을 공동 발표하고, 보험회사 운용 자금의 주식시장 투자 비중 확대를 허용했다. 이어 4월에는 금융감독관리총국이 '보험회사 운용자금의 주식투자 비율 조정에 관한 통지'를 통해 기존 7단계로 구분돼 있던 주식투자 비율을 5단계로 줄이고, 각 단계별 지불능력 충족률을 5%포인트(p)씩 조정하도록 단순화했다.
가장 최근인 지난해 12월에는 '보험회사 관련 업무 위험요인의 조정에 관한 통지'를 발표해 상하이·선전 300지수 편입 기업과 중국 증권지수공사의 저변동 100지수 편입 기업 등에 대해 보유 기간에 따른 차별적 위험 평가 제도를 도입했다. 이를 통해 보험회사 장기자금에 대한 주식시장 유입 지원을 강화했다.
이 같은 일련의 정책은 보험회사의 자산운용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장기자금'이 자본시장으로 유입되는 계기를 마련했다. 정부가 정책을 통해 보험회사의 주식 투자 상한선을 확대하고 위험 요소를 차별적으로 관리하면서 자본시장에 참여하는 보험 자금에 대한 제도적 장애물을 제거하자, 장기 투자 수익률에 대한 예측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보험회사들이 앞다퉈 주식 비중을 확대한 것이다.
마침 보험업계도 장기금리 하락으로 새롭게 유입되는 부채비용을 충당하기 어려워지면서 자산운용 수익률을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이에 위험자산인 주식의 비중을 늘려서라도 수익률을 만회하고자 했다. 오랫동안 누적된 장기채권의 만기 연장으로 수익 불일치 위험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비표준 자산마저 대량으로 만기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중국 보험업계는 연간 3.5조 위안 규모의 만기 도래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해야 했고, 우량 비표준 자산이 고갈된 상황에서 위험자산인 주식을 매입해 기존 수익원을 대체할 수밖에 없었다.
정책 효과는 실제 성과로도 이어졌다. 2025년 1~9월 중국 보험회사의 운용자산은 총 37.46조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5% 증가했다. 그중 주식 직접 투자액은 3.6조 위안, 증권투자기금을 통한 간접투자액은 1.97조 위안으로, 전체 운용자산의 14.9%가 주식 투자에 투입됐다. 2025년 한 해 동안 보험회사가 상장회사의 지분 매입을 선언한 횟수도 39회로 2016년 이후 9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보험회사 자산의 주요 투자처는 고배당주가 주를 이루었으며, 업종별로는 은행주 비중이 가장 높았다. 이어 공공사업, 에너지, 교통운수, 과학기술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인공지능(AI), 반도체, 신에너지, 바이오의약 등에 대한 투자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보험회사의 지분투자 경로를 보면, 자본시장에서 주식·채권·펀드 등의 직간접 매입 방식을 가장 선호하는 한편, 투자 규모가 막대한 탓에 사모펀드를 조성해 비상장 주식을 매입하는 이른바 '장기투자 개혁 시범 방식'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연초 이후 금융감독관리총국이 장기투자 개혁 시범 방식의 적용을 허용한 보험회사 운용자금의 규모는 총 2220억 위안에 이른다. 해당 자금은 정부가 지정한 업종에 투자되어 실물경제 지원과 과학기술 혁신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보험회사의 '장기자금'이 조성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지원 외에도 스스로 전문적인 자산운용 능력을 확보하고 주식을 장기간 보유하려는 보험회사의 의지도 중요하다. 2025년 한 해를 돌이켜보면 보험회사의 자산운용은 단순한 자산 재배치의 개념을 뛰어넘어 보험업계가 실물경제를 지원하고 지속가능한 보험업의 미래를 고민한 결과라 할 수 있다.
베이징=정회남 객원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