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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금융과 보험이 나아갈 길 “변화와 혁신”

 기자의 눈  금융과 보험이 나아갈 길 “변화와 혁신”

기자의 눈 금융과 보험이 나아갈 길 “변화와 혁신”

새해부터 국내 금융·보험업계 수장들이 던진 화두는 묵직했다. 대내외적인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짙어진 지금, 최고경영진은 약속이라도 한 듯 ‘변화’와 ‘혁신’을 전면에 내세웠다. 단순히 덩치를 키우는 성장이 아니라, 핵심 경쟁력을 재정립하고 미래로 도약하기 위한 ‘체질 개선’ 없이는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금융그룹 회장들의 신년사는 각 그룹의 전략적 지향점을 선명하게 드러냈다. 먼저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자신감이 묻어나는 선언으로 새해를 열었다. 그는 2025년의 성과를 발판 삼아 올해를 “도약의 첫 페이지를 본격적으로 여는 해”로 규정했다. 임 회장이 제시한 ‘생산적 금융·AX(지능형 자동화) 선도·시너지 창출’이라는 3대 전략은 은행·보험·증권을 아우르는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은 ‘신뢰’를 화두로 던졌다. “신뢰는 실력에서 나온다”는 메시지를 통해 신뢰가 단순한 윤리적 구호가 아니라 금융사의 생존과 성장을 결정짓는 본질적 가치임을 역설한 것이다. 양 회장이 제시한 ‘전환과 확장’ 전략은 인공지능(AI)과 플랫폼 이동 등 거대한 파고 속에서 그룹의 성장을 위한 승부수로, 고객 기반을 전방위로 확장하고 디지털 자산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포부가 담겼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신년사에는 ‘혁신’이 담겼다. 함 회장은 금융의 후발주자로서 검증된 방식만을 취해온 전략에 대해 “여전히 우리의 성공방정식은 유효한 것일까”라며 뼈아픈 자기반성을 내놓았다. AI 확산과 머니 무브(Money Move), 은행 수익 구조의 한계 등을 지적하며 ‘판 자체를 바꾸는 근본적인 혁신’을 촉구했는데, 이는 조직 문화와 업무 방식, 시스템 전체를 재설계해야 한다는 강도 높은 주문이기도 하다.

보험사 수장들의 메시지 역시 안주할 수 없는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 이석현 현대해상 대표는 ‘자본력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변화하는 경영 환경에 대비해 기초 체력을 기르겠다는 경영 철학이 돋보이며, 성과지향적 경영체계와 업무 문화의 혁신을 통해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다짐은 보험업의 본질을 지키며 내실을 다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정문철 KB라이프 사장은 2026년을 ‘실질적 전환과 내실 있는 확장’의 해로 선언하며 미래지향적인 비전을 제시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기술을 바라보는 관점이다. 정 사장은 “기술은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성을 높이는 도구”라며 ‘인간 중심의 혁신’을 강조했는데, 이는 AI가 일상화된 환경 속에서도 결국 보험업의 중심은 ‘사람’이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이다.

올해 금융·보험업계 신년사는 ‘변화·혁신’이라는 공통된 키워드를 품고 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과거의 성공 방식이 유효기간을 다했다는 절박한 인식과, 시장과 기술의 재편 속에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셈법이 깔려 있다.

금융·보험산업이 사회적 신뢰와 가치 실현을 핵심 경쟁력으로 삼아 혁신을 선도할 수 있을지, 2026년은 그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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