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소비자 보호의 출발점 ‘3대 기본지키기’
보험업계는 올해 생산적 금융과 함께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목표로 조직을 정비하는 등 내부 체계를 재정비하고 있다. 업계 전반에서는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있으며, 현장에서는 민원 발생을 사전에 차단하고 소비자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3대 기본지키기’를 강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디지털 기술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계약 체결 당시 절차적 하자가 발생하면 모든 것이 무너질 수 있다”며 “특히 설명의무 이행 여부는 보험금 분쟁 발생 시 가장 먼저 다퉈지는 핵심 쟁점인 만큼 더욱 중요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 계약 시 보험회사와 설계사가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3대 기본지키기는 ▲청약서 부본 전달 ▲약관 전달 및 중요 내용 설명 ▲계약자 자필서명이다. 이는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자 불완전판매 여부를 가르는 기준선으로 작용한다.
청약서 부본과 약관 전달은 계약 내용에 대한 정보 비대칭을 해소하는 출발점이며, 설명의무는 단순한 고지에 그치지 않고 계약자가 내용을 이해했는지 여부까지 포함한다. 자필서명은 계약의 진위와 의사표시를 입증하는 법적 장치인데, 이 중 하나라도 누락될 경우 소비자는 계약일로부터 3개월 이내 품질보증해지를 통해 계약 무효와 보험료 전액 환급을 요구할 수 있다.
‘약관교부 및 설명의무’에 대해 약관에는 “회사는 계약자가 청약할 때 계약자에게 약관의 중요한 내용을 설명해야 하며, 청약 후에는 계약자가 원하는 방법을 확인해 약관 및 계약자 보관용 청약서를 제공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다만 통신판매 계약의 경우에는 계약자의 동의를 얻어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문서를 열람·다운로드하게 하거나 질의응답 과정을 녹음하는 방식으로 설명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본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보험사가 약관의 중요 내용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을 경우, 보험계약자가 약관을 위반했더라도 보험금 지급 책임이 보험사에 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면채널 보험설계사는 원칙적으로 최소 1회 이상 소비자를 직접 만나 보험계약의 중요 사항을 설명해 계약자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의무가 있다.
금융감독원은 2021년 코로나19 상황을 계기로 ‘금융규제 유연화 조치’를 상시화하며 대면 설명 의무 요건을 일부 완화했다. 이로 인해 “전자청약에서 본인서명만 받으면 문제가 없다”거나 “전화 설명만으로도 충분하다”고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러한 예외는 금소법 감독규정 제22조에 따라 계약자의 동의를 얻어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문서를 읽거나 내려받게 하는 방법 또는 질의응답 녹음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실제 이러한 요건이 지켜지지 않아 민원으로 이어진 사례도 있다. 한 보험사에는 “경남에 거주 중인데 서울에 있는 설계사와 직접 만나지 않고 전화로만 상품 설명을 듣고 계약을 체결했다”며 “이후 설계사가 금융소비자를 직접 만나 설명하지 않으면 금소법 위반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하며 계약 무효와 보험료 환급을 요구하는 민원이 접수되기도 했다.
자필서명은 계약의 성립과 효력을 보장하는 절차로 계약 진위 여부를 가리는 최후의 보루로 꼽힌다. 계약 당사자가 스스로 계약 의사를 표시해야 법적 효력이 발생하며, 가족이나 설계사가 대신 서명하는 대필은 중대한 위반 사항에 해당한다. 이 같은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최근에는 모바일 기기에서 계약자가 직접 서명하는 전자서명 방식이 표준화되고 있다.
미성년자의 경우는 피보험자가 서명을 대리할 수 있지만, 만 15세 이상 19세 미만 미성년자가 사망담보가 포함된 고위험 계약을 체결할 경우에는 법정대리인의 동의와 함께 피보험자 본인의 자필서명이 엄격하게 적용된다. 부모의 대리 서명이나 형식적 절차만으로 체결된 계약은 추후 계약 무효 사유가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금융소비자 보호는 강조가 될 것 같다”며 “새로운 규제가 생길 수도 있겠지만, 이미 정해진 원칙을 제대로 지키는 것부터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