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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2026년, 리스크를 관리하는 ‘전략적 낙관론’

 데스크 칼럼  2026년, 리스크를 관리하는 ‘전략적 낙관론’

데스크 칼럼 2026년, 리스크를 관리하는 ‘전략적 낙관론’

금융시장에는 늘 두 부류가 존재한다. 긍정론자와 비관론자다. 경기 사이클이 고점에 이르렀다는 신호가 나올 때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수면 위로 떠오를 때도 이들은 같은 데이터를 놓고 전혀 다른 결론에 도달한다. 한쪽은 “이미 반영됐다”고 말하고, 다른 쪽은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고 경고한다. 흥미로운 점은 장기적으로 금융시장과 세계경제의 방향을 결정해 온 쪽이 언제나 다수의 긍정론자였다는 사실이다.

역사를 돌아보면 위기는 예외가 아니라 상수였다. 두 차례의 세계대전, 오일쇼크, 닷컴버블 붕괴, 글로벌 금융위기, 팬데믹까지 시장은 끊임없이 불확실성에 노출돼 왔지만 글로벌 주가지수는 그럼에도 장기 우상향 곡선을 그려왔다. 이는 무모한 낙관의 결과라기보다, 리스크를 인식하고 이를 관리·분산해 온 자본의 집단적 선택에 가깝다. 시장은 위기를 부정하지 않았고, 대신 위기를 전제로 움직이며 성장했다.

최근 자주 언급되는 ‘불확실성이 일상이 된 뉴노멀(New Normal)’ 역시 같은 맥락에서 재해석할 필요가 있다. 불확실성이 상시화됐다는 말은, 역설적으로 그 자체가 이미 예측 가능한 변수로 편입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금리 변동성, 지정학적 충돌, 공급망 재편, 기후 리스크는 더 이상 돌발 악재가 아니다. 시장은 이를 가격에 반영하고, 시장참여자들은 파생상품, 자산 배분, 신용부도스왑(CDS)과 같은 보험 성격의 금융 상품, 그리고 예상치 못한 손실에 대비한 리스크 보유(Retention) 정책 등 다양한 헤지(Hedge) 수단을 통해 하방 리스크를 관리해 왔다.

이 지점에서 긍정론은 단순한 기대나 희망과 구분된다. 현대 금융시장에서의 긍정론은 리스크를 외면하는 태도가 아니라, 헤지를 전제로 한 참여다.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한 뒤에도 시장에 남아 있겠다는 선택, 즉 완전한 안전지대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현실 인식 위에서 작동하는 전략적 낙관이다.

문제는 오늘날의 리스크가 단지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성격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공지능과 데이터 독점, 플랫폼 집중, 사이버 리스크, 기후 전환 비용, 금융 안정과 소비자 보호를 둘러싼 제도 변화는 과거의 경기 순환이나 금리 변동과는 다른 차원의 위험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에 대응해 등장하는 ‘새로운 규제’ 역시 단순한 제약이 아니라, 시장 질서를 재정의하는 변수로 작동한다. ESG 공시 의무화, 자본 규제의 정교화, 관리감독 강화 등은 단기적으로는 비용 요인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리스크의 경계를 명확히 하고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장치이기도 하다.

새로운 리스크가 등장할수록 시장은 이를 흡수할 수 있는 규칙을 요구하고, 규제가 그 역할을 수행할 때 자본은 위축되기보다 구조적으로 재배치된다.

정책과 규제 역시 이 같은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정책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단기 효과보다 지속성과 신뢰다. 방향이 명확하고 일관될 경우 시장은 그 자체를 하나의 헤지 가능한 변수로 받아들인다. 규제 역시 마찬가지로, 그 틀이 유지된다면 기업과 자본은 대응 전략을 세운다. 불확실한 규제보다 예측 가능한 규제가 시장에는 오히려 안정 요인으로 작용한다.

금융시장은 결국 심리의 집합체지만, 그 심리는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다. 데이터와 리스크 모델, 헤지 수단이 발달할수록 시장은 ‘모든 것이 안전할 때’보다 ‘위험이 명확할 때’ 더 잘 작동한다. 긍정론이 다수가 되는 국면이란, 위험이 사라진 시점이 아니라 위험이 관리 가능해졌다고 판단되는 순간이다.

새해를 맞이한 지금, 긍정론자가 된다는 의미를 다시 정의할 필요가 있다. 이는 무조건적인 낙관이 아니라, 리스크를 계산하고 헤지를 구축한 뒤에도 시장에 참여하겠다는 선택이다. 불확실성이 뉴노멀이 된 시대, 시장의 수혜는 위험을 부정한 이들이 아니라 위험을 관리한 이들에게 돌아왔다. 새해를 향한 긍정은 그래서 태도가 아니라 전략이며, 금융시장에서 여전히 유효한 생존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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