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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로] 보험산업과 판매채널, 공진화로 미래 밝히자

 신문로  보험산업과 판매채널, 공진화로 미래 밝히자

신문로 보험산업과 판매채널, 공진화로 미래 밝히자

1440년대 당시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눈이 '원시'라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었다.

-스티븐 존슨(Steven Johnson) '우리는 어떻게 여기까지 왔을까?' 저자

구텐베르크의 인쇄기 발명이 역사에 엄청난 역할을 한 것은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그 위대한 발명품의 영향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대량 인쇄가 가능해지면서 책은 과거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제작되고 휴대할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사람들의 읽고 쓰는 능력은 향상됐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와 동시에 많은 이들은 자신의 '시력'에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결국 구텐베르크의 발명 이후 100년도 채 지나지 않아, 유럽 전역에서 수천명의 안경 제조인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인쇄와 유리, 즉 책과 안경이 서로 영향을 주며 발전한 '공진화(共進化, Co-evolution, 서로 영향을 주면서 함께 발전하는 것)'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공진화는 이렇게 의도와 상관없이 일어날 수 있으며, 인류문명 발전에 분명히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공진화는 이러한 우연에 의해서만 일어나는 것일까? 당연히 아니다. 오히려 모르고 하다가 만들어지는 것보다는 '의지적 협조의 상호관계를 통한 진화적 변화'가 훨씬 많다. 특히 현대 사회는 많은 부분에서 상호 사용할 수 있는 기술들이 과거보다 훨씬 발전해 있기에 '나 홀로 발전'보다는 협업을 통해(융합, 통섭) 창조되는 일이 더 쉽게 자주 일어날 수 있다.

보험산업에도 이와 연결해 보면 많은 부분들이 눈에 들어올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보험산업은 특히 '판매채널' 부문에서 구조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

과거에는 보험회사 소속 전속조직이 자사의 상품만을 판매했다. 전속조직은 자신이 속한 회사에서 교육을 받고 판매를 하고 관리와 통제를 받았다. 그러나 현재는 보험회사 소속 전속설계사보다 약 1.5배에 해당하는 설계사들이 보험회사로부터 독립해 법인보험대리점(GA)에 소속돼 있다. 이들은 계약 관계에 따라 여러 보험회사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제조와 판매의 분리, 즉 제판분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이든 새로운 변화에는 적극적 대처와 소극적 대처가 있을 수 있으며 이는 시장 참여자의 전략과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중요한 것은 그 전략들이 보험산업의 공진화 기회를 만들 수도 혹은 없앨 수도 있다는 것이다.

GA가 처음 보험산업에 등장했을 때, 시장에서는 긍정적 기능과 산업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GA 시장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보험회사가 육성한 설계사들 다수가 GA로 넘어가면서 '무임승차' 논란의 대표적인 사례로 인식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보험회사와 GA간 눈에 보이지 않는 갈등과 불신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보험회사는 GA를 '신뢰하는 채널'이라기 보다 '실적 동원의 수단'으로만 인식하는 것은 물론 보험산업의 헤게모니 다툼의 모습으로 이어졌다. 그 결과 장기적 상호 협력은 더딘 걸음을 걷게 된 것이 사실이다.

공교롭게도 이런 부분에 기시감이 있다. 우리나라의 보험산업은 산업화 기간 다양한 이유로 '보험 하나 들어준다'는 푸시 영업이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나를 위해(보장) 보험 가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보험판매 모집인(당시 표현)의 소득을 위해 들어주는 것이 보험이란 인식은 현재에도 무의식 중에 남아있는 불편한 부분이다.

다행히 많은 부분에서 이러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는 노력과 전문성을 갖춘 판매로 인해 현재는 나를 위한(보장 등) 보험을 가입하는 것이 일반화 돼가고 있다.

보험산업이 초창기 푸시 영업으로 인한 불편한 업보로 많은 사회보장 역할을 함에도 불구하고 그 역할이 평가절하 되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GA 시장에서도 보험회사 설계사에 대한 무임승차 및 실적 관련 과다한 경쟁으로 인해 만들어진 불편한 신뢰는 상호 협력이 아닌 보험산업의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듯한 느낌은 나 혼자만이 아니라 생각된다.

그럼에도 보험회사와 GA 간 공진화 기회는 참으로 많은 부분에 존재한다. 예를 들어 당사는 최근 주요 보험사들과 리스크 관리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있다. 당사 역시 불완전판매를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지만, 회사가 보유한 자료들만으로는 계약 단계에서의 사전 관리, 이른바 '입구 관리'에 한계가 있다. 반면 보험회사는 이러한 계약 데이터(예컨대 가상계좌)를 보유하고 있기에 상호 협조를 통해 부당한 계약들을 사전에 제거하여 보험회사와 GA 모두 건강한 계약 체결을 만들어 내는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보험회사의 경우 이러한 기능들을 오랜 시간 전통적으로 발전시켜 보유하고 있기에 GA와 협력 시 별도의 추가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다. 또한 그런 경험이 없는 GA의 경우 이러한 기능을 새로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과 비용이 필요하지만 보험사와 협력 시 추가 비용을 들이지 않으며 불완전판매율을 현격히 줄일 수 있다. 이는 협업을 통해 보험사와 GA 양쪽 모두 사회적 비용을 줄이면서 건전한 보험산업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공진화는 먼 곳에 있지 않다. 특히 협업을 통한 불완전판매의 획기적인 감소는 보험사와 GA는 물론 소비자보호를 외치는 이 사회에서 보험산업의 신뢰를 공고히 만들어 내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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