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진입 속 시니어보험, 보장 축소와 판매 중단 속출
한국이 2024년을 기점으로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를 넘어선 초고령사회에 본격 진입했다. 지역사회와 가정에서 의료·요양·돌봄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고령자 수가 크게 늘어나며 재가 돌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주요 보험사들은 시니어 보험 상품의 보장 한도를 축소하거나 판매를 중단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복합재가급여보험의 경우, 지난달부터 보험사들이 보장 범위를 줄이거나 신규 판매를 중단하기 시작했다. 이 상품은 장기요양등급을 받은 가입자가 요양시설에 입소하지 않고 가정에서 방문요양, 주·야간 보호 등 두 가지 이상의 재가급여 서비스를 이용할 때 발생하는 비용을 보장한다. 공적 노인장기요양보험으로 충당하기 어려운 본인부담금과 추가 간병비를 보완해 주는 역할을 해왔다.
신한라이프는 지난달까지 65세 이하 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복합재가급여보험을 판매했으나 법인보험대리점(GA)을 통한 판매를 중단했다. 하나생명 역시 해당 상품의 판매를 올해부터 중단하고 보장 범위를 세분화한 상품으로 재정비를 검토 중이다. 흥국생명은 판매를 중단하지는 않았지만 보장 한도를 기존 100만원에서 80만원으로 축소해 판매하고 있다. 특히 66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한 보장 한도는 이미 축소된 상태다.
보험사들이 이러한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시니어 보험의 보험금 지급 규모 확대와 손해율 상승이 있다. 복합재가급여보험은 보험료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고 보험금이 반복 지급되는 구조여서 손해율 상승과 수익성 악화가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 더욱이 장기요양등급을 받는 인원이 빠르게 증가하며 재가 돌봄 서비스를 이용하는 계약자도 늘어나 구조적인 부담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노인장기요양보험 인정 현황을 보면, 장기요양 인정자 수는 2021년 95만3511명에서 2022년 101만9130명, 2023년 109만7913명, 2024년에는 116만5030명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보험사들에게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품 판매 여부는 손해율뿐 아니라 장기적인 상품 안정성, 운영 효율성, 포트폴리오 균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된 것"이라며 "고령화 속도가 빠른 만큼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건강·돌봄 관련 상품에 대한 관심과 수요는 앞으로도 지속될 예정으로, 그에 맞춰 상품 경쟁력을 높여갈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재가 돌봄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전망이지만, 보험사들의 수익성 악화로 인해 관련 상품의 보장 범위 축소와 판매 중단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으며, 향후 보험업계의 전략적 대응이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