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권, 금리·규제 전환기 진입… 안정 기조에서 구조 변화 급물살
올해 국내 금융권은 제도 변화와 금리 환경 조정 국면 속에서도 전반적으로 중립적인 산업 흐름과 안정적인 신용도를 유지할 전망이다.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지난달 16일 발표한 보고서(2026 KIS Industry Outlook)에서 올해 생명·손해보험·은행업의 산업전망을 모두 ‘중립적’으로, 신용도 전망은 ‘안정적’으로 제시했다.
생명·손해보험업은 할인율 규제 완화와 금리 하방 경직 기조가 맞물리며 자본적정성 부담이 완화되는 가운데, 보장성보험 중심의 영업 기조는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판매·자본 관련 규제가 단계적으로 도입되면서 보험사별 리스크관리 역량에 따라 수익성과 실적 차별화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업은 기업대출 중심의 자산 재편이 본격화되는 한편, 금리 인하 국면과 비경상적 비용 부담이 겹치며 수익성 압박이 이어질 전망이다.
■ 생보, 보장성보험 중심 성장 유지… 규제 속도 조절·금리 변화 주시
생명보험업은 자본관리 부담 완화 국면에 접어들며 보장성보험 중심의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간다. 생보사들은 핵심 수익원인 보장성보험을 중심으로 영업을 지속하는 반면, 저축성보험·변액보험·퇴직연금은 금리 및 자본시장 환경에 따른 변동성이 내재돼 있어 보험 포트폴리오 내 비중이 점진적으로 축소되는 추세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생명보험업계 수입보험료는 89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7%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보장성보험 수입보험료가 12.5% 늘어 성장세를 주도했다.
자본적정성 측면에서는 금리 인하 시기와 횟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금리 하방 경직이 예상되는 가운데, 장기 금리 상승 기조가 보험부채 규모를 축소시켜 지급여력(K-ICS·킥스)비율 관리 부담을 완화할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보험부채의 금리 민감도가 자산 대비 높아 장기 금리 상승은 업권 전반의 자본관리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다만 판매수수료 규제, 기본자본비율 및 듀레이션갭 규제 도입 등 건전성 규제가 단계적으로 시행되면서 보험사별 리스크관리 능력에 따라 수익성과 실적의 차별화가 확대될 전망이다.
■ 손보, 장기 보장성 중심 성장 지속… 일반·자동차 환경은 비우호적
손해보험업은 제도 변화 대응 전략에 따라 수익성과 자본적정성 차별화가 확대될 전망이다. 장기 보장성보험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가는 반면, 내수 부진과 자동차 등록대수 증가율 둔화로 일반보험과 자동차보험 부문은 비우호적인 영업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9월 기준 손해보험 원수보험료는 91조7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했으며, 장기보험이 이 성장을 주도했다. 반면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는 1.9% 감소했다.
자본적정성 측면에서는 할인율 현실화 정책의 속도 조절과 금리 하방 경직 기조가 손보사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됐다. 장기 금리가 상승할 경우 보험부채 규모가 감소해 킥스비율 관리 부담이 완화될 수 있다는 평가다. 다만 한신평은 “단기적으로는 투자자산 평가손실로 수익성에 일부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듀레이션갭 규제와 기본자본 킥스비율 도입이 예정되면서 자본의 질과 자산·부채 관리 역량에 따라 보험사 간 실적 격차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손해율 실무표준안 도입에 따른 예실차 영향 역시 보험사별로 다르게 나타날 전망이다.
■ 은행, 생산적 금융 전환 본격화… 수익성 압박 속 포트폴리오 재편 불가피
은행업은 가계대출 규제 강화와 생산적 금융 정책 기조 속에서 기업대출 중심의 성장 국면에 진입한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와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으로 가계대출 성장세는 둔화되고, 주택담보대출 비중 축소와 중소기업·벤처기업 대출 확대를 중심으로 자산 포트폴리오 재편이 진행될 전망이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과 예금금리 리프라이싱 영향으로 중기적인 순이자마진(NIM) 하락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금리 경쟁 완화와 국채·정책금융채 발행 확대 기조를 감안하면 하락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관련 과징금, 예금자보호한도 상향, 교육세 인상 등 비경상적 비용 부담이 추가적인 수익성 부담 요인으로 지목됐다.
자산건전성은 금리 인하 효과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점진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다만 생산적 금융 확대에 따른 중소기업 대출 비중 증가는 경기 민감도와 신용리스크 변동성을 높일 수 있어 관리 필요성이 제기됐다. 은행권 평균 보통주자본비율은 16% 내외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나, 위험가중자산(RWA) 증가 등으로 자본비율 하방 압력은 지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