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국지성 집중호우가 빈번해지면서 전국 각지의 문화유산이 침수 피해를 입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행정안전부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국립문화유산연구원과 손을 잡고 안동 하회마을에 문화유산 침수계측장비를 시범 설치한다고 밝혔다. 이 시범 설치는 두 기관이 지난해 구축한 재난관리 협력 체계의 첫 번째 구체적인 성과물로, 극한호우로부터 소중한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 조치다. 특히 하회마을은 전통 가옥이 밀집된 곳으로 침수 위험에 취약해 우선 시범 설치 대상지로 선정되었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과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연구형 책임운영기관으로서 2025년 재난관리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이후 두 기관은 문화유산의 침수 위험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정량화할 수 있는 과학적 방안을 논의해 왔다. 특히 최근 기후변화로 극한호우의 발생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면서, 전통 건축물과 문화재가 침수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신속한 대응 체계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번 시범 설치는 이러한 필요성에 기반한 첫 번째 실행 사례로, 두 기관의 협력이 실제 성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극한호우로 인해 문화유산이 침수되면 건축물의 구조적 손상뿐만 아니라 내부에 보관된 유물이나 벽화 등이 훼손될 위험이 있어 사전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안동 하회마을에 도입되는 침수계측장비는 국립재난안전연구원 침수예측 연구팀이 자체 설계·제작한 장비다. 이 장비는 기존 상용 제품과 비교해 예산이 훨씬 적게 들어 제작과 설치가 간편하다. 비용 대비 효율성이 높아 한정된 예산으로도 여러 문화유산에 동시에 설치할 수 있다. 또한 수위를 실시간으로 측정하여 침수 위험을 정량화하고, 위험 수준이 높아지면 관계 기관에 신속히 알려 사전 대피나 보호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 장비는 외부 전원 없이도 일정 시간 작동 가능한 배터리를 내장하여 현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정량화된 데이터는 재난 당국이 침수 예측 모델을 개선하고, 보다 정확한 대피나 보호 조치를 취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두 기관은 이번 시범 설치를 시작으로 전국 주요 문화유산으로 장비 보급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우선 시범 설치 결과를 평가한 후, 다른 문화유산에 적용할 수 있는 표준 모델을 개발하고, 지자체와 협력하여 보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문화유산 침수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촘촘한 재난 안전망을 구축한다는 목표다. 특히 하회마을과 같은 전통 마을뿐만 아니라 사찰, 고궁, 성곽 등 다양한 문화유산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장비를 표준화하고 보급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번 협력은 연구형 책임운영기관 간의 협업 모범 사례로, 앞으로도 재난 예방과 문화유산 보호를 위한 다양한 협력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이번 계기를 통해 문화유산 재난 관리의 과학화를 한 단계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