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실손보험료 평균 7.8% 인상… 4세대 20% 급등

내년 실손보험료 평균 7.8% 인상… 4세대 20% 급등
내년 실손의료보험 보험료가 전 세대(1~4세대) 평균 7.8% 오른다. 실손보험 적자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보험료 조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과 함께, 비급여 관리 필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지난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손해보험협회는 내년도 실손보험 평균 인상률이 약 7.8%로 산출됐다고 밝혔다. 세대별 평균 인상률은 4세대 20%대, 3세대 16%대, 2세대 5%대, 1세대 3%대로 후세대로 갈수록 인상 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도 인상률(7.8%)은 올해(7.5%)보다 0.3%포인트(p) 높다. 인상률은 2022년 14.2%를 기록한 이후 2023년 8.9%, 2024년 1.5%로 축소되는 흐름을 보이다가 올해부터 다시 확대 전환했다. 보험업계는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로 인한 적자 누적이 인상 압력을 키우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협회 측은 “이번 인상률은 최근 5년간 연평균 인상률(9.0%)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손해율 지표에서도 세대 간 격차는 뚜렷하다. 2025년 3분기 누적 기준 위험손해율은 1세대가 113.2%, 2세대가 112.6%인 반면 3세대는 138.8%, 4세대는 147.9%에 달한다. 4세대 기준으로 보면 보험사들이 100만원의 보험료를 거뒀지만 147만9000원을 보험금으로 지급한 적자 구조라는 의미다.
특히 2021년 출시된 4세대 실손보험은 그동안 보험료를 동결해왔지만, 손해율이 빠르게 상승하며 이번에 처음으로 보험료를 인상하게 됐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4세대 실손보험의 위험손해율은 2021년 61.2%에서 2023년 115.9%로 적자 전환한 뒤 지난해 132.4%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오르고 있다. 같은 기간 전체 실손보험 손해율도 117.0%에서 120.7%로 3.7%p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올해 실손보험 적자 규모가 지난해(1조6200억원)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손해율 악화 속에서 보험료 인상만으로는 구조 개선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요율 정상화와 비급여 보장 범위 관리가 병행되지 않으면 보험료 인상 압력은 계속 누적될 수밖에 없다”며 “현재 보험료 조정 상한 구조가 의료 과잉 이용자에게 가격 신호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3·4세대 실손은 자기부담금 비율이 높지만, 손해율을 낮추는 효과는 제한적이다. 자기부담금은 소액·경증 진료 이용을 줄이는 데는 효과가 있지만, 도수치료나 비급여 주사처럼 한번에 수십만 원이 발생하는 고액 비급여 진료에 대해서는 억제력이 크지 않다. 이에 따라 고액 비급여 중심의 보험금 지급이 이어지면서 지급 보험금이 빠르게 늘어나는 구조가 형성됐다.
보험료 갱신 구조도 손해율 상승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3·4세대 실손보험은 매년 보험료가 갱신되는데, 의료 이용 증가와 보험금 지출 확대가 먼저 발생한 뒤 일정 시차를 두고 보험료에 반영된다. 손해가 누적된 상태가 통계상 손해율로 먼저 드러나고, 이후 보험료가 한번에 조정되는 흐름이 반복되는 셈이다.
현재 실손보험의 당면 과제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비급여 항목 관리 체계 마련이다. 정부와 감독당국은 필수의료 중심의 의료체계 정상화, 비급여 관리 강화, 실손보험 구조 개편을 통해 보험료 인상과 의료비 부담의 악순환을 완화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해 왔다. 다만 단기적인 보험료 조정과 중장기적인 의료·비급여 관리 정책이 어떻게 맞물릴지는 향후 과제로 남아 있다.
보험연구기관 관계자는 “재정 여건이 허락하는 선에서 문제 비급여 항목을 단계적으로 급여 또는 관리급여로 전환하는 것이 소비자 부담과 손해율을 동시에 완화하는 방향이 될 수 있다”면서도 “제도 개선과 보험료 인상은 물론, 소비자·의료기관의 의료 이용 행태가 동시에 개선되지 않으면 실손보험은 실패한 보험제도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