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김영훈 장관은 7월 9일 오후 대법원 양형위원회를 방문해 임금체불 범죄의 양형기준을 강화해 달라고 공식 요청했다. 이번 면담은 오는 10월 8일부터 시행되는 개정 근로기준법에서 임금체불 법정형이 기존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에서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으로 상향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양형기준은 법관이 형을 선고할 때 참고하는 기준으로 실제 양형에 큰 영향을 미친다. 현재 임금체불에 대한 양형기준은 2016년 마련된 이후 개정 없이 유지되어 왔으나, 사회적 폐해와 국민 경각심이 높아진 만큼 현실을 반영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면담에서 크게 세 가지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첫째, 체불액이 1억 원 이상일 때 일률적으로 적용되던 현행 기준을 세분화해 체불액이 클수록 더 무거운 형이 선고되도록 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둘째, 상습적이거나 고의적인 체불은 경영상 어려움으로 인한 체불보다 엄중히 처벌하고, 피해 노동자 수가 많거나 장기간 반복된 체불에 대해서도 책임이 무겁게 반영되도록 가중요소를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셋째, 현재 임금체불 사건에서 대부분 소액의 벌금형이 선고되고 있음에도 벌금형에 대한 별도 양형기준이 없어, 피해 규모에 상응하는 벌금이 부과될 수 있도록 새로운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전달했다.
김영훈 장관은 “임금은 노동의 정당한 대가로, 제때 정당하게 지급되어야 한다는 원칙은 어느 경우에도 지켜져야 한다”며 “임금체불은 노동자 개인의 생계는 물론 가족의 삶까지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의 임금체불 근절 정책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범죄에 상응하는 엄정한 양형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며 “양형위원회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면담은 대법원 양형위원회에서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고용노동부에서는 장관을 비롯해 노동정책실장, 근로기준정책과장 등이 참석했다. 양형위원회 측에서는 이동원 위원장과 상임위원 등이 자리했다. 양측은 개정 근로기준법에 따른 양형기준 상향 조정의 필요성과 구체적인 개정 방안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