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이 2021년부터 5년간 국내 섬과 바닷가 지역 100여 곳을 대상으로 자생 세균자원을 조사한 결과, 신종 13종과 미기록종 297종 등 총 310종의 세균을 발굴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기후변화에 민감하고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도서·연안 생태계의 미생물 자원을 체계적으로 확인하고 국가 생물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됐다.
연구진은 해수, 해양퇴적물, 염생식물, 토양 등 다양한 환경 시료를 채집해 세균을 분리하고 동정(생물의 분류학적 위치와 종 정보를 확인하는 작업)했다. 2023년부터는 친환경 연구선 ‘섬누림호’를 활용해 가거도, 추자도, 어청도 등 접근이 어려운 먼 섬 지역까지 조사 범위를 확대했다.
이번에 발굴된 신종·미기록종 세균은 국가 생물종 목록 확대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산업적 활용 가능성도 확인됐다. 예를 들어 2025년 율도에서 발견된 미기록종 ‘주시켈라 하레나에’는 선명한 붉은색 색소인 ‘프로디지오신’을 생산한다. 이 물질은 항균·항암·면역조절 등 다양한 생리활성이 보고되어 의약·바이오 소재 후보 물질로 주목받고 있다.
또 다른 미기록종인 ‘로세비움 살리눔’은 고하도의 염생식물 뿌리 주변에서 분리됐다. 이 세균은 공기 중 질소를 식물이 이용할 수 있는 암모니아로 바꾸는 질소 고정 능력을 가져, 친환경 농업 분야에서 활용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는 도서·연안 지역의 체계적인 생물다양성 조사가 미개척 미생물자원 발굴에 매우 효과적임을 보여준다. 특히 신종 13종은 소매물도, 할미도, 대부도, 거금도, 완도, 진도, 서산, 서천, 군산 등 다양한 지역에서 발견됐으며, 빛 에너지 이용, 황 순환 관여, 유기물 분해 등 저마다 독특한 생태적 기능을 가진 것으로 분석됐다.
박진영 국립호남권생물자원관장은 “앞으로도 도서·연안 지역에 대한 장기 조사와 생물자원 발굴을 지속해 유용 생물자원의 확보와 연구를 확대하고, 이를 바탕으로 생물다양성 연구와 산업화 연계 기반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