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4일 발표한 2026년 6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30.3포인트로, 전월(130.8포인트)보다 0.3% 하락했다. 지수는 2014~2016년 평균을 100으로 기준으로 삼아 산출하며, 이번 하락은 곡물, 유제품, 설탕 가격이 동시에 내린 영향이 컸다. 반면 유지류와 육류 가격은 각각 3.8%, 0.4% 상승하며 하락 폭을 일부 만회했다.
품목별로 보면 곡물 가격지수는 110.2포인트로 전월보다 3.5% 하락했다. 밀 가격은 흑해 지역의 수확이 본격화되고 공급이 충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4.4% 떨어졌다. 옥수수 가격도 6.2% 내렸는데, 남미 주요 수출국의 풍부한 공급 전망과 국제 유가 하락에 따른 바이오연료 수요 위축이 주요 원인이다. 보리와 수수 가격도 각각 3.4%, 7.7% 하락했다. 반면 쌀 가격은 3.2% 상승했는데, 아시아 지역의 인디카 쌀 수요가 늘고 기상 불확실성과 높은 생산·운송비용이 가격을 지지한 결과다.
유지류 가격지수는 192.0포인트로 전월보다 3.8% 올랐다. 팜유와 유채유 가격이 강세를 보였고 해바라기유는 안정세를 유지하면서 대두유 가격 하락을 상쇄했다. 팜유 가격 상승은 인도네시아의 바이오디젤 원료 수요 증가와 수확량 감소 가능성으로 수출 물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됐다. 유채유는 호주와 캐나다의 파종기 기상 여건이 좋지 않은 데다 바이오연료 수요가 꾸준해 상승했다. 해바라기유는 2025/26년 공급 부족 우려가 2026/27년 풍부해질 전망과 상쇄되면서 비교적 안정된 흐름을 보였다. 대두유는 남미의 생산 증가와 유가 하락 압력으로 소폭 하락했다.
육류 가격지수는 131.0포인트로 전월보다 0.4% 상승했다. 가금육과 양고기 가격이 올랐고, 돼지고기와 쇠고기 가격은 내렸다. 가금육은 브라질에서 이전 과잉 공급에 따른 생산 조정으로 국내 공급이 일시적으로 부족해지면서 수출 가격이 상승했다. 양고기는 수요는 유지되는 반면 수출 가능 물량이 제한돼 가격이 올랐다. 돼지고기는 유럽연합의 공급 과잉과 일부 아시아 시장 수요 둔화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쇠고기는 호주산의 3분기 수출 물량 증가 전망이 가격 하락을 주도했고, 브라질산은 중국 수입 쿼터 소진으로 구매가 둔화되면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유제품 가격지수는 117.4포인트로 전월보다 1.5% 하락했다. 탈지분유는 유럽연합의 생산 회복과 미국의 공급 개선이 수요 조정과 맞물리면서 5개월 만에 상승세를 멈추고 소폭 내렸다. 전지분유는 오세아니아의 계절적 원유 부족에도 중국 수입 수요가 부진해 하락했다. 버터와 치즈 가격도 유럽연합과 미국의 원유 공급 확대와 생산 증가로 국제 시장 경쟁이 심화되면서 내렸다.
설탕 가격지수는 89.7포인트로 전월보다 5.7% 하락했다. 브라질 내 에탄올 가격이 3개월 연속 내리면서 사탕수수가 설탕 생산에 더 많이 배분된 영향이 컸다. 브라질 헤알화 가치 하락으로 브라질 설탕 수출이 강세를 보인 점도 추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엘니뇨가 인도·태국 등 주요 생산국의 2026/27년 시즌 설탕 생산에 미칠 잠재적 영향에 대한 우려는 하락 폭을 일부 제한했다.
2026년 6월 국내 농축산물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보다 3.2% 올라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국제 원자재 가격과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품목별 수급 상황을 철저히 모니터링하고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농축산물 수급 관리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FAO는 2026/27년도 세계 곡물 생산량이 29억8320만 톤으로 전년 대비 1.9%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품목별로는 밀 생산량이 4.3% 줄고 쌀은 1.8%, 잡곡은 0.7% 각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세계 곡물 소비량은 29억6140만 톤으로 0.3% 소폭 증가할 전망이다. 기말 재고량은 9억5780만 톤으로 전년보다 0.9% 늘어나 전체적인 수급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