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역 중심 경제 구조로의 대전환을 위해 국민성장펀드를 적극 활용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026년 7월 3일 부산 유라시아플랫폼에서 열린 '부산지역 첨단산업·벤처생태계 간담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지난 1일 취임한 전재수 부산광역시장을 비롯해 지역 첨단기업 대표, 스타트업 관계자, 벤처캐피탈 등 투자 업계 인사들이 함께했다.
이 위원장은 간담회 모두말씀에서 "지방 산업 현장에서는 여전히 더 많은 자본 공급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보의 불균형과 생산시설의 수도권 집중이라는 장벽 때문에 자본이 스스로 지방을 찾지 않는 구조적 한계가 고착화됐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국민성장펀드는 지난 6개월간 전체 승인 자금의 46.8%인 6조 5천억 원을 지방에 배정했다. 정부는 5년간 150조 원 규모의 펀드 자금 중 40% 이상을 지방에 지원할 계획이다.
이 위원장은 "지난달 대전에서 정책금융 동행 행사를 열어 지역 경제 애로를 듣고 맞춤형 상담을 제공했다"며 "약속한 대로 지방에는 더 낮은 금리와 더 높은 한도로 자금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5극 3특 전략과 연계한 지방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지역 창업·상생 생태계 조성을 위해 민관 협력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날 간담회에서 금융위원회는 국민성장펀드 내 '지역전용리그'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이 펀드는 매년 2천억 원씩 5년간 총 1조 원을 지방 기업에 집중 투자한다. 결성 금액의 60% 이상을 지방 소재 기업에 의무적으로 투자해야 하며, 7월 중 3개 내외 운용사를 선정해 하반기부터 자금을 조성할 예정이다.
부산 지역의 잠재력에 대해 이 위원장은 "부산은 세계 2위 환적항인 부산항을 보유한 해양도시로, 우수한 항만 인프라와 MRO(항공 정비·개조) 클러스터 등 첨단산업 발전 잠재력이 크다"고 평가했다. 다만 "기존 강점에 첨단산업 대표기업 육성과 벤처생태계 활성화라는 새로운 자산이 결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직 국민성장펀드 21개 승인 사업 중 부산 지역 기업은 없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부산이 미래형 운송수단과 방산산업의 중심지인 만큼, 2차 메가프로젝트에 포함된 '미래모빌리티 및 방산지원' 프로젝트 등을 통해 부산 지역에도 국민성장펀드 승인 건이 창출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전재수 부산시장은 "'다시 뛰는 부산'은 기업이 창업하고 성장하며 투자까지 이어지는 환경을 만드는 것에서 시작된다"며 "중앙부처와 금융권과 협력해 지역 기업이 다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지역 벤처캐피탈인 시리즈벤처스의 곽성욱 대표는 "지역에는 자본을 공급할 자생력 있는 운용사도 부족하지만, 자본과 산업이 만날 소통의 장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도심 내 접근성이 좋은 곳에 복합 인프라를 조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BNK벤처투자는 "지역전용 세컨더리 펀드(기존 펀드의 지분을 인수하는 펀드)가 조성된다면 지역 벤처캐피탈과 액셀러레이터의 재투자 여력이 확대되고 투자 선순환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부산 김해에 기반을 둔 대한항공은 간담회에서 "항공운항 관제, 무인기, MRO 사업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하면서 생산성과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며 "항공 물리적 AI와 지능형 전장관리 OS 등 무인기 산업 생태계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지역 학계 및 생태계 협력, 연구개발 지원을 통해 미래항공 클러스터를 조성해 대·중·소 상생 협력을 이루겠다"고 덧붙였다.
한국산업은행 박상진 회장은 "부산은 대규모 벤처펀드 결성과 창업 인프라 확충으로 아시아 대표 벤처 창업 생태계 중심지로 탈바꿈하고 있다"며 "부산의 성장이 전체 국가 경제 성장을 견인하는 성공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우리 경제 구조를 지역 중심으로 전환해 대도약을 이루려면 지역 첨단 산업기업을 발굴·육성하고 벤처 생태계를 자생적으로 발전시키는 노력이 더 필요하다"며 "오늘 논의된 지역 운용사 인센티브, 지역 첨단기업의 자금 접근성 확대 등의 의견을 수렴해 국민성장펀드 운영 개선 방안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