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이하 윤리위)는 2026년 6월 퇴직공직자 취업심사 결과를 3일 공개했다. 이번 심사는 지난달 26일 퇴직공직자 93명이 취업심사를 요청한 건에 대해 진행됐으며, 결과는 공직윤리시스템 누리집(www.peti.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윤리위는 퇴직 전 5년 동안 소속했던 부서나 기관의 업무와 취업 예정 기관 간 밀접한 업무 관련성이 인정된 2건에 대해 ‘취업 제한’ 결정을 내렸다. 또한 법령에서 정한 취업 승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된 13건은 ‘취업 불승인’ 처리됐다. 이와 함께 취업심사 대상임에도 윤리위의 사전 심사를 거치지 않고 임의로 취업한 7건에 대해서는 관할 법원에 과태료 부과를 요청했다.
한편 윤리위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2025년 하반기 임의 취업 여부를 조사한 결과, 총 47건을 적발하고 관할 법원에 과태료 부과를 요청했다. 이 중 자진 퇴직한 15건을 제외한 32건에 대해 취업심사를 실시했으며, 밀접한 업무 관련성이 인정된 1건이 ‘취업 제한’으로 결정됐다.
취업심사는 크게 ‘취업제한 여부 확인’과 ‘취업승인’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취업제한 여부 확인은 퇴직 전 5년간 소속 부서나 기관의 업무와 취업 예정 기관 간 업무 관련성이 있는지 판단하는 절차다. 업무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으면 ‘취업 가능’으로, 확인되면 ‘취업 제한’으로 결정된다. 취업승인은 업무 관련성이 있지만 국가 대외경쟁력 강화나 공공 이익을 위해 취업이 필요한 경우, 또는 전문성이 증명돼 영향력 행사 가능성이 적은 경우 등 법령에서 정한 특별한 사유에 해당하는지 심사한다. 특별한 사유가 인정되면 ‘취업 승인’, 그렇지 않으면 ‘취업 불승인’ 결정이 내려진다.
이번 심사에서는 다양한 소속 기관 출신 퇴직자들이 포함됐다. 검찰청, 경찰청, 국방부, 국세청, 국토교통부, 금융감독원, 외교부, 해양수산부 등 여러 부처와 기관의 전직 공직자들이 취업심사를 요청했다. 취업 예정 기관도 법무법인, 대기업, 공공기관, 연구소, 대학 등으로 다양했다.
취업 승인 사례를 살펴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출신 임원이 현대병원 임상진료 교수로 취업하는 건이 승인됐다. 이는 법령에서 정한 전문성 인정 사유(시행령 제34조제3항제6호)에 해당한다고 판단됐다. 경상남도 출신 일반직 고위공무원은 대한주택건설협회 부회장으로 취업이 승인됐고, 공정거래위원회 5급 출신은 법무법인 화우 전문위원으로 승인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출신 일반직 고위공무원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 상임부회장으로, 국방부 출신 해군 소장과 대령, 중령 등 여러 명이 에이치디현대중공업, 현대위아, 쿠도커뮤니케이션 등 민간 기업으로 취업이 승인됐다.
취업 불승인 사례도 눈에 띈다. 경상북도의회 출신 지방정무직은 한국수력원자력 비상임이사로 취업하려 했지만 승인 사유가 인정되지 않았다. 경찰청 출신 경무관은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안전본부장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 출신 임원은 현대해상화재보험 수석전문위원으로 취업이 불승인됐다. 국방과학연구소 출신 임원은 김·장법률사무소 비상임고문으로, 국가보훈부 출신 일반직 고위공무원은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기획이사로 취업이 불허됐다. 해양수산부 4급 출신도 여수광양항만공사 운영본부장으로 취업이 불승인됐다.
취업 제한 사례로는 경찰청 출신 경감이 ㈜한화손해보험 팀원으로 취업하려다 제한됐고, 해양수산부 4급 출신이 인천항만공사 운영본부장으로 취업하려다 제한됐다. 이들은 퇴직 전 소속 부서 업무와 취업 예정 기관 간 밀접한 업무 관련성이 인정된 경우다.
임의 취업자 조사 결과도 주목할 만하다. 2025년 하반기 조사에서 적발된 47건 중 대부분이 ‘취업 가능’ 판정을 받았으나, 전라남도 출신 지방3급이 ㈜남향레미콘 부사장으로 취업한 건은 ‘취업 제한’으로 결정됐다. 이는 퇴직 전 업무와의 관련성 및 영향력 행사 가능성이 고려된 결과다.
취업심사의 법적 근거는 「공직자윤리법」 제17조와 같은 법 시행령 제32조, 제34조 등이다. 업무 관련성은 재정보조 제공, 인가·허가, 검사·감사, 조세 부과, 계약, 직접 감독, 수사 및 심리·심판 등 8개 항목으로 판단한다. 취업 승인은 국가 안보, 대외경쟁력, 전문성 인정, 경영 개선 필요성 등 9개 사유에 따라 결정된다.
윤리위 관계자는 “퇴직공직자의 취업심사는 공직 재산 등록 의무자 등이 퇴직 후 3년간 취업심사 대상 기관에 취업할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절차”라며 “사전 심사 없이 임의로 취업하면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취업의 범위는 상법상 사외이사나 고문, 자문위원 등 직위나 계약 형식에 관계없이 취업심사 대상 기관의 업무를 처리하거나 조언·자문을 제공하고 대가를 받는 경우 모두 포함된다.
이번 취업심사 결과는 공직윤리시스템 누리집에서 상세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 윤리위는 앞으로도 정기적인 조사와 심사를 통해 퇴직공직자의 부적절한 취업을 방지하고 공직 윤리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