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두환의 세일즈 돋보기 왜 저 음식점은 장사가 잘되는가? ㊥
기업과 조직이 세일즈를 성공하는 것도 어렵지만, 소위 자영업 그중에서도 소규모 음식점으로 성공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지난 글에 이어 필자의 사무실 근처 나름의 경쟁력을 발휘하는 가게의 사례를 들려드리겠다.
두 번째 사례는 백반집이다. 70대의 여사님이 홀로 운영하는 밥집으로, 낮에만 서빙을 도와주는 분이 계시고 대부분 혼자 이 가게를 운영한다. 오늘의 메뉴를 선정하여 1000원 싸게 받고 고정메뉴로는 김치찌개, 제육볶음, 고등어구이, 오징어볶음 등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물론 맛도 시골밥상, 엄마의 밥상의 정취가 전달되고 특히 혼밥을 즐겨도 되는 넉넉함을 강점으로 하고 있다.
근처 이러한 밥집이 별로 없는 것도 나름의 상권으로 좋지만, 이곳도 주인장의 정이 가장 강력한 무기이다. 친절은 느껴지지 않는다. 매우 투박하다. 그러나 속정을 느낄 수 있다. 소위 욕만 빼면 욕쟁이 할머니 가게의 느낌으로 생각해도 좋다. 이 주인장도 늘 손님을 기억한다. 그래서 먼저 알아보고, 대화를 시도한다. 그래서 집 같은 느낌을 받는다. 저녁에는 닭볶음탕과 삼겹살 등의 안주와 함께 하루의 피로를 푸는 손님들이 그득하다.
하루는 주방에서 족발을 삶고 있었다. 분명 메뉴에는 없는 족발이 웬일인가 하고 들어봤더니 단골손님이 부탁해서 단체 회식하는데 삶아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판매하는 메뉴는 아니지만 시골에서 올라온 재료를 가지고 부탁하면 음식으로 만들어 주며, 일반음식점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휴머니티가 펼쳐진다. 술값만 받는 건지 음식을 만들어 준 대가를 받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이러한 광경이 펼쳐지는 것 자체가 다른 가게에서 할 수 없는 공간임은 분명하다.
자주 방문해 주인장과 대화를 하는 시간과 밀도가 확보되던 즈음에 주인장께서 한마디 필자에게 건넨다. “아이고, 사장님 술 드시는 건 처음 보네요!”라고 말이다. 일과 후 반주를 한잔하는 상황이었다. 필자는 “네, 저 술 무지 좋아합니다. 교육이 끝나면 수강생들과 회식이나 뒷풀이도 자주 합니다”라고 전했더니 “그런데 왜 우리 가게에서는 회식을 안 하셔요? 다른 곳도 가시겠지만 우리 가게에서도 회식 한번 하세요! 제가 맛있게 안주 만들어 드릴게요!”라고 애정공세를 보인다.
생각해 보니 밥집이라는 생각에 늘 이곳은 회식 장소에서 제외된 것이었다. 그 이후 필자가 진행하는 세일즈CEO과정 수업을 끝내고 12명 단체 모임을 이곳에서 진행했다. 나이 적은 원우님들에게는 어머님 같은 느낌을, 필자 또래의 원우님들에게는 큰 누님이나 이모님 같은 친근함과 정, 그리고 정성이 들어간 음식의 총합이 그 자리를 빛내주었다. 서비스 안주가 나오고 그 어느 뒷풀이보다도 흥겨운 자리가 펼쳐졌다.
우리 원우님들이야 뜨내기 손님이니 또 방문할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필자에게는 매우 좋은 뒷풀이 선택지가 하나 더 생긴 것이다. 주인장의 한마디! “술 드시는 거 처음봐요. 우리 가게에서도 회식 한번 하세요!” 참으로 멋진 세일즈 화법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관심을 가져주며 요청하는 세일즈 본질의 화법을 실행에 옮기고 있는 것이다.
관계만들기 세일즈(관계형성과 관계강화 + 고객파악)가 중요한 트렌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관계형성을 하고 관계를 강화하는 과정을 거쳐 적절한 타이밍에 요청하거나 제안하는 수순을 보여준 것이다. 깔끔하고, 크고, 화려한 음식점만이 아니라 이렇게 휴머니티로 승부하며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여사님 식당에 박수를 보내는 바이다.
내가 갖고 있는 상황과 환경, 자원이 혹 부족하더라도 이를 커버할 수 있는 무기, 경쟁력은 만들어 낼 수 있다. 그중에 가장 강력한 것이 사람을 매출로만(Buying) 보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Living)으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이다.
다음 글에서도 좋은 사례를 이어가 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