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과 투자자가 함께 손잡고 3년 만에 새로워진 ‘벤처투자 표준계약서’가 공개됐다. 중소벤처기업부는 6월 30일 서울 스타트업벤처 캠퍼스에서 ‘벤처투자 계약문화 발전 선포식’을 열고, 투자 계약 과정에서 불공정 관행을 개선하고 공정한 투자 문화를 만들기 위한 표준계약서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정은 그동안 현장에서 제기된 이해관계자 간 조율 필요성과 벤처투자 관련 법령 개정 사항을 반영해 이뤄졌다. 특히 투자자에 비해 계약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스타트업의 협상력 한계를 보완하고, 기업 성장 단계에 맞는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투자 환경을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계약서 체계의 단순화다. 기존에는 32종에 달하는 복잡한 통합형 계약서가 사용됐지만, 이번 개정으로 투자계약서와 주주간계약서로 분리하고 계약 유형을 5종으로 크게 줄였다. 이에 따라 스타트업과 투자자가 계약 내용을 더 쉽게 이해하고 협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분쟁의 주요 원인이었던 사전동의권 행사 방식도 개선됐다. 기존에는 투자자 전원의 동의를 받아야 해 후속 투자나 중요한 의사결정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았다. 앞으로는 투자 라운드별로 집단적 동의 방식을 적용해 각 라운드 참여자의 이해관계를 합리적으로 반영할 수 있게 됐다.
상환전환우선주 중심의 계약 관행도 글로벌 기준에 맞춰 바뀐다. 그동안 국내 벤처투자 시장에서는 상환권이 있는 우선주 계약이 주를 이뤘지만, 앞으로는 전환우선주 중심으로 활용 방향을 제시해 창업자의 부담을 덜고 투자 유연성을 높였다.
전환권 행사 시 적용되는 리픽싱 방식도 대폭 개선됐다. 기존 최저가 방식은 창업자의 지분을 과도하게 희석시킬 우려가 있었으나, 이번 개정안에서는 기존 주주와 투자자 간 균형을 고려한 가중평균 방식을 기본으로 제시했다.
기업공개 강제 조항에 대해서는 기업이 IPO를 반드시 달성해야 하는 ‘결과 의무’에서 ‘최선 노력 의무’로 명확히 해 기업이 상장 준비에 과도한 부담을 지지 않도록 했다. 아울러 제3자 연대책임 제한도 명확히 규정해 창업자와 이해관계자가 부당한 책임을 지는 것을 방지했다.
이번 표준계약서는 지난해 12월 발족한 ‘벤처투자 계약문화 발전포럼’을 통해 스타트업, 벤처캐피탈, 액셀러레이터, 유관기관, 법률 전문가 등이 함께 논의해 마련했다. 포럼은 현장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는 기구로, 이날 선포식 이후 2차 포럼이 이어져 각 기관별 홍보 및 확산 방안과 조건부지분인수계약·조건부지분전환계약 등 초기 기업 투자 방식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개정된 표준계약서가 현장에 빠르게 정착될 수 있도록 다양한 홍보 채널을 활용할 계획이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는 벤처투자회사 전문인력 및 준법감시인 교육에 개정 내용을 반영하고, 한국벤처투자는 7월부터 권역별 리스크 관리 워크숍에서 투자자들에게 표준계약서 개정 내용을 안내할 예정이다.
또한 스타트업 원스톱 지원센터의 상담 인력을 대상으로 표준계약 관련 교육을 실시하고, 전문가와 직접 상담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3분기에도 포럼을 지속 운영하며 벤처투자 환경 개선을 위한 추가 과제를 발굴할 방침이다.
‘벤처투자 표준계약서 및 해설서’는 6월 30일부터 벤처투자종합포털, 한국벤처투자, 한국벤처캐피탈협회, 벤처기업협회,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누리집 등에서 온라인으로 공개되며, 7월 중에는 온·오프라인 서점을 통해 책자 형태로도 배포된다.
노용석 중소벤처기업부 제1차관은 “공정하고 건전한 벤처투자 계약문화가 정착되면 창업자는 안심하고 도전할 수 있고, 투자자는 정당한 권익을 보호받으며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갈 수 있다”며 “개정된 표준계약서와 해설서가 현장에 신속히 확산·정착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시장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