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은행대리업’ 시범운영… 우체국 20곳서 4대 은행 대출

내년 ‘은행대리업’ 시범운영… 우체국 20곳서 4대 은행 대출
은행대리업 서비스가 내년 상반기 전국 20여 개 총괄우체국에서 시범운영된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의 개인신용대출과 정책서민금융상품이 우선 판매 대상이다.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지난 17일 정례회의를 열고 KB국민은행 외 12개 금융회사 및 우정사업본부의 ‘은행 업무 위탁을 통한 은행대리업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신규 지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은행대리업이란 예·적금, 대출, 이체 등 은행의 고유업무를 은행이 아닌 제3자가 대신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제도다. 금융위는 최근 은행 대면 영업점 수가 지속적으로 줄어들면서 디지털 취약계층의 금융 이용이 어려워지고 있음을 고려해 지난 3월부터 은행대리업 도입을 추진해 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국 은행 점포 수는 2015년 말 7313곳에서 지난해 말 5683곳으로 줄었다.
금융위는 은행법 개정을 통한 정식 도입 전까지 은행대리업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기 위해 이번에 4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 우정사업본부 및 9개 저축은행(동양·모아·센트럴·오성·SBI·인천·제이티친애·진주·한성)을 혁신금융사업자로 지정했다.
기존에는 예금·대출 상품 관련 계약 체결 및 해지 등 은행의 본질적 업무를 제3자에게 위탁하는 것이 제한됐지만, 이번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으로 우체국과 저축은행이 은행을 대신해 고객 상담, 거래 신청서 접수, 계약 체결 등 대(對)고객 접점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대출 심사와 승인, 자금 집행 등 핵심 업무는 여전히 은행이 맡는다.
금융위는 은행이 은행대리업 운영을 이유로 인근 영업점을 폐쇄하는 것을 제한하고, 소비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 등 법적 책임은 기본적으로 ‘위탁자’인 은행에 귀속된다는 점을 계약상 명확히 하는 등 보완책도 마련했다.
금융위는 이 같은 내용을 토대로 4대 은행, 우정사업본부, 금융결제원 등 관계기관과 은행대리업 시범운영을 준비 중이며, 내년 상반기 중 전국 20여 개 총괄우체국에서 4대 은행의 대출상품(개인신용대출, 정책서민금융상품 등)부터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시범운영 지역은 지역 안배와 금융 접근성 개선 필요성을 고려해 우정사업본부와 협의 중이다. 향후 운영 성과를 바탕으로 우체국의 은행 예금 상품 판매나 저축은행을 통한 서비스 제공 등은 단계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시범운영 과정에서 소비자 편익 제고 효과, 보완사항 등이 충분히 확인된 후 은행대리업 정식 도입을 위한 은행법 개정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금융위는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금리인하요구권 대행 서비스’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했다. 금리인하요구권이란 신용등급 또는 개인신용평점 상승 등 신용상태에 개선이 나타난 경우, 차주가 은행 등 금융회사에 금리인하를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권리다.
그간 업권에서 금리인하요구권 실효성 제고를 위해 금리인하 가능성이 있는 차주 대상 선제적 안내, 수용률 공시 등 다양한 제도적 노력이 지속됐으나 금리인하요구 신청건수, 수용률, 이자감면액 등은 지난해부터 하락 전환됐다. 하락세의 주요 원인으로는 차주가 바쁜 생업으로 금리인하요구권의 존재 및 신청방법 등을 알지 못해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 지적됐다.
이에 내년 1분기부터 개인 대출 차주가 한 차례 대리신청에 동의하면, 개인 마이데이터 사업자(AI Agent)가 차주를 대신해 금리인하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할 경우 자동으로 금리인하요구권을 행사하게 된다. 금리인하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에는 AI Agent가 사유를 파악해 수용에 필요한 사항을 차주에게 안내한다.
해당 서비스는 13개 은행(신한, 국민, 우리, 하나, 기업, 농협, SC제일은행,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부산, 광주, 전북, 경남)의 개인 대출에 대해 내년 1분기 개시된다. 이 외 아이엠뱅크, 제주, 수협, 케이뱅크 등은 내년 상반기 중 개시 예정이며, 저축은행, 여전사 등 제2금융권은 은행권 운영상황을 고려해 단계적 추진을 검토한다.
금융위는 “은행대리업 서비스가 개시되면 소비자는 은행 업무를 대면 이용할 수 있는 채널이 증가할 뿐 아니라, 다양한 금융상품을 대면 비교할 수 있게 되는 등 편익이 제고될 것이다. 금리인하요구권 대행 서비스는 소비자의 이자 부담을 완화하고, 인공지능(AI)·데이터 등 기술을 활용한 포용금융이 확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