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학생 건강검진이 국가 차원에서 통합 관리된다. 2027년 3월부터는 학생과 학부모가 원하는 검진기관과 시기를 선택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정부가 발표한 '제4차 국가건강검진종합계획(2026~2030)'의 핵심 내용 중 하나다.
보건복지부는 30일 국가건강검진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된 이번 계획을 통해 '생애맞춤 건강검진으로 모두가 누리는 평생건강'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4대 분야, 14대 핵심과제, 40개 세부과제로 구성된 이번 계획은 영유아부터 노인까지 모든 국민이 생애 전반에 걸쳐 건강관리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동안 학생건강검진은 학교장이 계약한 검진기관에서만 받을 수 있어 선택권이 제한적이었다. 검사 결과도 학교에서만 관리돼 영유아 검진이나 성인 검진과 연계가 어려웠다. 하지만 2027년부터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학생건강검진을 전면 위탁 운영하면서, 검진기관 선택권이 대폭 확대되고 검진 정보가 전 생애에 걸쳐 연계·관리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학생건강검진의 질도 크게 개선된다. 흉부 방사선 검사는 고위험군 선별 검사로 전환되고, 혈액검사 대상은 기존 비만 학생에서 과체중 학생까지 확대돼 소아비만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게 된다. 마약류, 흡연, 음주 등 성장기 주요 건강 위험요인에 대한 교육·상담 기능도 대폭 강화된다. 학생건강검진기관에도 일반 검진기관과 동일한 수준의 지정기준과 평가체계가 적용된다.
영유아 건강검진도 개선된다. 신생아는 외출이 어려워 1차 검진 수검률이 낮았던 점을 고려해 검진 기간을 생후 14일~35일에서 생후 14일~2개월로 연장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8차 검진도 66~71개월에서 66~75개월로 늘려 학령기 진입 전 최종 성장·발달 상태를 종합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도입 10년이 지난 영유아 발달선별검사 도구(K-DST)는 타당성 연구를 거쳐 개선된다.
청·장년층을 위한 검진도 강화된다. 정신건강검진의 건강증진 효과를 분석해 제도를 보완하고, 정신과 첫 진료비 지원과 심리상담 서비스를 통해 조기 상담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사후관리 체계를 강화한다. 폐암검진 대상자는 해외 주요국 현황과 권고안 개정사항을 토대로 확대된다. 대장암 검진은 현재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분변잠혈검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권고안 개정을 고려해 45~74세 성인을 대상으로 10년 간격의 대장내시경 검사 도입이 추진된다.
노인 건강검진도 한층 강화된다. 노인신체기능검사에 악력검사가 추가돼 상지기능까지 평가할 수 있게 되고, 인지기능장애검사와 동일하게 검사주기가 2년으로 변경된다. 의료급여수급권자 노인도 건강보험 가입자와 동일한 수준의 검진항목을 받을 수 있도록 확대해 형평성을 높인다.
이번 계획의 또 다른 특징은 AI와 디지털 기술의 적극적 활용이다. 검진 전 단계에서는 AI로 질병 위험을 예측하고, 검진 중에는 AI 영상 판독 보조시스템을 도입해 정확도를 높인다. 검진 후에는 생성형 AI 기술을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검진 결과 설명을 제공해 수검자의 이해도를 높이고, AI 건강코칭 서비스를 통해 최적의 건강행동을 제안한다. 건강보험 25시 앱과 나의 건강기록 앱을 통해 미래 질환 발생 위험도와 건강나이 등 고도화된 맞춤형 정보도 제공된다.
검진 이후 진단과 치료로의 연계도 대폭 강화된다. 검진 결과에 대한 사후상담이 제도화되고, 일반건강검진기관 평가 시 치료연계율 지표가 신설된다. 검진 결과 질환 의심자가 비용 부담 없이 적기에 진단받을 수 있도록 본인부담금 지원 항목도 확대된다. 건강위험요인 보유자가 건강생활 실천을 통해 건강이 개선되면 포인트를 제공하는 건강생활실천지원금제 시범사업도 확대된다.
민간건강검진에 대한 정보도 투명하게 공개된다. 정부는 민간건강검진 운영 현황과 검진항목을 주기적으로 조사·분석하고, 많이 시행되는 항목을 대상으로 의·과학적 타당성을 평가한 뒤 결과를 공개할 계획이다. 관련 학회·협회와 협력해 성·연령별 건강위험요인을 반영한 민간건강검진 지침도 공동으로 마련한다.
검진기관 관리도 강화된다. 의료전달체계 개편 방향에 맞춰 검진기관 평가를 차등화하고, 출장검진 확대와 폐기능 검사 도입 등 최근 변화를 반영해 평가체계를 전반적으로 재검토한다. 장애인 검진기관 운영을 확대하고 시설·장비 기준을 합리화하며, 장애 유형별로 수검이 어려운 항목에 대한 대안적 검사방안도 검토된다.
정부는 이번 종합계획의 성과를 측정하기 위해 구체적인 목표치도 제시했다. 검진항목 타당성 평가 및 조정률을 10%에서 40%로 높이고, 고혈압 진료연계율을 22.7%에서 34%, 당뇨병을 39.1%에서 59%, 이상지질혈증을 34%에서 51%로 각각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국가건강검진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종합계획으로 건강검진이 생애 전 주기를 아우르는 평생 건강관리의 출발점이 되고, 검진 이후 사후관리까지 연계하는 체계로 한 단계 도약하길 기대한다"며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검진항목 검토와 AI 기술을 활용해 더욱 정확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계획을 바탕으로 관계부처 및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협력해 연차별 시행계획을 마련하고, 이행 결과와 성과지표 달성 여부를 지속적으로 평가·점검해 나갈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