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법이 없어 고통받던 난치질환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 보건복지부는 6월 25일 제7차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심의위원회를 열고, 무릎 골관절염, 난치성 신경병증성 통증, 재발성 교모세포종 등 세 가지 질환에 대한 세포치료 임상연구 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심의위원회에서는 총 11건의 안건이 논의됐다. 재생의료기관이 제출한 실시계획 6건과 첨단재생의료 안전관리기관이 제출한 장기추적조사계획 2건 등이 심의 대상이었다. 이 중 4건은 적합, 3건은 부적합 의결됐으며, 1건은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배양된 자가면역세포의 위험도 조정이다. 심의위원회는 기존 중위험으로 분류됐던 배양된 자가면역세포 임상연구 및 치료를 저위험으로 조정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위험도 조정은 '첨단재생바이오법령' 시행령 제4조에 따른 것이다. 그동안 중위험으로 분류된 연구는 동일 목적과 내용의 임상연구를 먼저 완료해야 치료를 신청할 수 있었지만, 저위험으로 조정되면 이런 조건 없이 바로 심의를 신청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충분한 연구자료와 치료사례가 축적돼 안전성이 입증됐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첫 번째 승인 과제는 무릎 골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세포치료 임상연구다. 이 연구는 환자 본인의 지방에서 추출한 중간엽줄기세포를 초음파로 정확한 위치를 확인한 뒤 무릎 관절강 안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무릎 관절강은 허벅지뼈와 종아리뼈가 만나는 무릎 관절 내부의 빈 공간으로, 뼈가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활액이 채워져 있는 폐쇄된 공간이다.
이 연구는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 위약대조 방식으로 설계됐다. 무작위배정은 환자 조건과 연구자의 주관적 편견을 차단하기 위해 무작위로 환자를 나누는 방식이고, 이중눈가림은 투약 대상자와 의료진 모두 진짜 약인지 가짜 약인지 알 수 없도록 하는 방법이다. 위약대조는 성분이 없는 가짜 약을 투여한 그룹과 비교해 치료 효과를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연구 설계다.
골관절염은 현재 운동요법, 약물 치료, 주사 치료, 수술적 치료 등이 활용되고 있지만 한계가 뚜렷하다. 약물이나 주사 치료는 효과 지속 기간이 짧아 반복적인 치료가 필요하고, 수술은 합병증 위험이 따른다. 현재까지 질환 진행을 억제하거나 손상된 연골을 재생시키는 확립된 치료법은 없는 상황이다. 이번 연구는 지방 유래 중간엽줄기세포를 관절강 내에 단회 투여해 임상 증상과 기능 개선 효과를 평가할 계획이다.
두 번째 과제는 난치성 중증 만성 신경병증성 통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다. 신경병증성 통증은 체성 감각신경계의 병변이나 질환으로 발생하는 만성 통증으로, 일반 만성 통증보다 통증 강도가 높고 삶의 질 저하가 심하며 치료에 잘 반응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현재 만성 신경병증성 통증에는 가바펜티노이드, 삼환계 항우울제,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 등 약물치료가 권고되고 있지만, 이는 원인을 교정하는 것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증상을 완화하는 데 그친다. 상당수 환자는 충분한 통증 조절조차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번 연구에서는 환자 본인의 지방에서 유래한 줄기세포를 단회 또는 다회 정맥 투여해 신경염증 억제, 면역조절 작용, 신경 재생 촉진 효과를 확인할 예정이다. 특히 단회 투여와 다회 투여 결과를 비교해 총 투여 용량에 비례한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함께 평가할 계획이다.
세 번째 과제는 재발성 교모세포종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연구다. 교모세포종은 매우 빠르게 증식하고 광범위하게 침윤하는 공격적인 뇌종양으로, 세계보건기구(WHO) 뇌종양 분류 4등급에 해당한다. 재발률이 매우 높고 재발 후 표준치료가 확립되지 않은 질환이다. 종양의 급속한 성장으로 광범위한 뇌 부종이 동반되며, 두통과 두개 내압 상승 등 심각한 증상이 나타난다.
표준치료를 받은 환자의 90%에서 교모세포종이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발한 교모세포종을 치료하기 위해 수술, 방사선치료, 항암치료 등이 사용되고 있지만, 이는 임상적 효과가 확인되지 않은 구제요법에 불과하다. 현재 승인된 재발성 교모세포종 치료법은 없다. 이번 연구에서는 환자 본인의 혈액에서 추출한 자연살해세포(NK세포)를 투여해 암 진행이 없는 생존기간을 평가하고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자연살해세포는 선천면역을 담당하는 세포로, 종양세포나 바이러스 감염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비특이적 살상 능력을 가진 면역세포다.
김동익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심의위원회 위원장은 "이번 심의위원회에서는 무릎 골관절염, 난치성 신경병증성 통증, 재발성 교모세포종 등 치료 대안이 제한적인 중대·희귀·난치질환을 대상으로 한 실시 계획을 심의했다"며 "기존 치료만으로 충분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며 엄정하게 심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심의를 통해 중대·희귀·난치 질환 환자들의 치료 선택권 확대와 첨단재생의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치료법이 없어 고통받는 난치질환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세포치료는 기존 약물치료나 수술로 해결하지 못한 질환의 근본적인 치료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보건복지부는 앞으로도 첨단재생의료 분야의 연구와 임상 적용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