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돌봄 인력 수요는 급증하고 있지만, 낮은 임금과 열악한 근무 조건으로 인해 사회복지 현장에서는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가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의 처우를 개선해 양질의 돌봄 일자리를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보건복지부(장관 정은경)는 지난 6월 26일 오후 2시 서울역 스페이스쉐어에서 ‘2026년 제1차 처우개선위원회’를 열고 사회복지시설 종사자의 인건비 가이드라인 준수율을 100%로 끌어올리는 방안과 함께 저연차 인력의 처우 개선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 위원회는 사회복지사의 처우와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에 따라 설치된 기구로, 전문가와 현장 종사자 대표, 시민단체, 관계 공무원 등이 참여해 적정 인건비 기준 등을 심의한다.
회의에서는 지난 2025년 제2차 위원회 결과와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처우개선 추진현황, 그리고 대체인력 지원사업 개선을 위한 사회복지사법 개정 추진안 등이 보고됐다. 참석자들은 현장 종사자의 근무 환경을 실질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제도적 방향을 함께 모색했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인건비 가이드라인 준수율 상승이다. 사회복지시설 인건비 가이드라인은 지역 간 임금 격차를 완화하고 종사자에게 적정한 처우를 보장하기 위해 보건복지부가 매년 제시하는 기준이다. 이 기준의 준수율은 2021년 90.2%에서 2025년 96.4%, 2026년 98.2%로 꾸준히 상승했다. 정부는 2027년에는 기본급 기준으로 100% 준수를 목표로 예산을 편성할 계획이다.
또한, 인건비 지원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장애인거주시설, 정신요양시설, 지역자활센터, 아동·노인보호 전문기관 등 10종의 국고지원시설만 대상이었으나, 앞으로는 학대피해장애인쉼터와 학대피해장애아동 쉼터 2개 시설을 추가로 포함하기로 했다.
저연차 종사자의 처우 개선도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고 경력이 짧은 초임 종사자들의 사기 진작과 이직률 완화를 위해 별도의 지원 방안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정부는 이번 위원회 논의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사회서비스 종사자의 보수 수준을 전반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연구도 진행된다. ‘사회서비스 일자리 전달체계 개선방안’ 연구를 통해 적정 임금 기준, 직무와 경력에 따른 보수 체계, 수요와 공급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그 결과를 향후 예산 편성과 사업 개선에 반영할 계획이다.
정부는 3년마다 실시하는 법정 실태조사인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보수수준 및 근로여건 실태조사’도 추진한다. 이번 조사는 장기요양기관과 어린이집을 제외한 전국 사회복지시설을 대상으로 하며, 종사자의 보수 수준과 근로 여건, 인권 침해 실태 등을 파악해 정책 수립의 기초 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다.
종사자의 휴식권을 보장하고 돌봄 공백을 줄이기 위한 대체인력 지원사업도 한층 강화된다. 이 사업은 종사자가 휴가, 교육, 경조사 등으로 일시적으로 자리를 비울 때 대체 인력을 지원하는 제도다. 최근 이용 수요가 늘면서 안정적인 운영 기반이 필요해지자, 정부는 국가와 지방정부의 지원 의무를 명확히 하고 대체인력 센터 설치 및 예산 지원 근거를 담은 사회복지사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수엽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급속한 고령화로 인한 돌봄 인력 문제를 해결하려면 사회복지 종사자의 처우 개선과 양질의 돌봄 일자리 확대가 필수적”이라며 “처우개선은 단순히 개인의 근로 여건을 바꾸는 것을 넘어 국민이 체감하는 복지 서비스 질과 직결된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인건비 가이드라인 준수율 향상, 저연차 종사자 처우개선, 대체인력 지원사업 개선 등을 통해 현장 종사자가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촘촘하게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처우개선위원회는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 제3조의2에 따라 설치됐다. 위원장은 보건복지부 제1차관이 맡고, 사회복지사 단체, 사회복지법인 대표, 시민단체, 변호사, 관계 공무원 등으로 구성된다. 임기는 2년이며 한 차례 연임할 수 있다.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인건비 가이드라인은 지방이양 이후 지역별 임금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 2005년 생활시설을 시작으로 도입됐다. 법적으로 국가와 지자체는 사회복지사 등의 보수가 사회복지전담공무원 수준에 도달하도록 노력해야 하며, 복지부 장관은 적정 인건비 기준을 마련하고 지자체별 준수율을 3년마다 조사·공표해야 한다. 이 가이드라인은 직위별 호봉에 따른 기본급과 각종 수당을 포함하며, 공무원 임금 인상률과 최저임금을 반영해 매년 1월에 확정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