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단기보험사 제도 4년, 활성화는 요원…업계 "규제 개선 필요"
보험업계의 새로운 도약을 기대했던 소액단기전문보험사 제도가 도입 4년 차를 맞았지만 여전히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2019년 금융위원회가 생활밀착형 보험 공급 확대를 위해 마련한 이 제도는 현재까지 펫보험 전문사 '마이브라운' 단 한 곳만이 시장에 진출한 상태다. 예비인가 신청 업체조차 없는 현실에 업계에서는 제도 개선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소액단기전문보험사 제도는 기존 종합보험사 대비 자본금 요건을 20억 원으로 대폭 완화해 스타트업과 핀테크 기업의 진입을 유도하기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인적 자격, 내부 통제 시스템, 전산 설비 등 운영 요건은 여전히 종합보험사와 동일하게 적용되며, 이로 인해 진입 장벽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60억 원의 자본금을 확보했음에도 인허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포기한 사례가 있다"고 전했다.
일본과의 비교에서도 국내 제도의 경직성이 드러난다. 일본은 150여 개의 소액단기보험사가 활발히 운영되며, IFRS17이나 K-ICS 같은 복잡한 회계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차별화된 규제 환경을 조성했다. 반면 국내는 소액보험사임에도 종합보험사와 동일한 규제를 적용받아 신규 진입을 어렵게 만드는 구조다.
금융당국은 소비자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요건 유지를 강조하고 있다. 보험계약 설계와 유지, 지급여력 관리 등 핵심 기능에 대한 규제 완화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규제 철폐가 아닌 규모와 특성에 맞는 차등 적용이 필요하다"며 "임베디드 보험 등 혁신적 상품 출시를 통해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유일한 소액단기보험사인 마이브라운은 삼성화재 등 기존 보험사의 대규모 출자와 인력 지원으로 설립됐다. 이는 신생 기업이나 비보험업계 스타트업이 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운 현실을 반영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규제 완화와 함께 일본처럼 사후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보험업계의 진정한 혁신을 위한 제도적 보완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