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하진의 보험을 워딩하다 유통기한과 유효기간
벌써 12월이다. 25년도의 시작을 알리는 가동을 한 게 엊그제 같은데 한 해의 마감을 앞둔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 대한민국 보험인들 모두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란다.
필자는 요즘 올해를 정리하며 지내다 보니 '시간'과 '기간'에 관련된 생각을 자주 하곤 한다. 보험에도 우리 몸으로 들어가거나 바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유통기한과 유효기간이 있음을 다시금 상기한다.
유통기한이란 식품이나 상품이 소비자에게 판매될 수 있는 기한을 말하며, 이 날짜까지만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된 기간을 뜻한다. 물론 유통기한이 조금 지났다 하더라도 전부 위험하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최상의 품질을 받아보기는 어렵다.
보험에도 유통기한을 접목해 본다면 무엇이 있을까. 필자는 상품의 절판도 보종변경도 아닌 바로 'TA(Telephone Approach)'와 '터치(Touch)'라고 본다.
지인이 무한대로 생성되지 않는 이상 대부분의 설계사들은 DB영업을 할 수밖에 없다. DB를 받은 후 가장 먼저 하게 되는 TA에는 유통기한이 반드시 존재한다. 온오프라인에서 구매하는 식품처럼 날짜가 적혀있진 않지만, 통상적으로 지급받은 후 이틀을 넘기지 않는 게 좋다. 이 유통기한을 넘기면 TA의 의미가 퇴색되고 만남의 확률도 급격히 떨어진다.
보험업에서의 터치란 설계사와 문자·전화·카톡 등 고객과의 유선상 접촉을 의미한다. 꼭 상담 일자의 조율을 위한 통화가 아니더라도 고객임을 확인한 후 설계사 자신을 알리고 인사를 드리는 것부터 시작해서, 상담 전에는 일정에 변경 사항이 없는지, 상담 후에는 만족하셨는지, 계약변경을 할 일은 없는지, 증권을 재발송해드릴 일은 없는지 등 터치의 종류는 아주 다양하다. 이 터치가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늦지 않고 잘 되는 것이야말로 정확한 상담, 올바른 계약, 장기 유지까지 원만하게 가는 길이기도 하다.
이 두 가지의 유통기한이 중요한 이유는 단 하나, 고객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기 때문이다.
다음은 유효기간이다. 유효기간이란 제품·문서·권리 등의 효과가 있는 기간을 뜻한다. 앞서 기술했듯 제품으로 한정했을 때 유통기한은 판매가 가능한 날짜였지만, 유효기간은 그 제품을 소비자가 취할 수 있는 기간을 의미하므로 그 폭이 더 길다고 볼 수 있다.
다시 돌아와 보험에도 유효기간이 있다. 필자가 쓰고자 하는 바는 보험의 효력 발생과 만기, 갱신이나 재계약 등 보험업법이나 약관 등의 내용이 아니다.
신입 설계사의 경우 보험인으로써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은 길어야 1년이다. 아이가 태어나고 만 1세가 되면 돌잔치를 하듯 위촉 후 정착 1년을 중요하게 보는 이유도 그것이다. 그전까지 '신입 때의 모습과 전혀 변함없는 영업을 하고 있다'거나 '영업인으로서의 스텝업이 되지 않았다면 다시 태어나야 된다'라는 우스갯소리를 할 정도다. 본인만의 아집이 굳어지기 전 틀을 깨고 스스로를 성장시켜야 한다.
다음으로 초회 상담과 클로징까지의 유효기간은 한 달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물론 고객의 장기출장이나 이사 등 부득이한 상황은 제외한다. 보험료는 한 달에 한 번 내는 것이다. 초회 상담 후 터치를 하더라도 한 달이 지나가 버리면 계약과는 점점 거리가 멀어지게 되는 상황이 발생한다.
마지막으로 고객과의 약속, 계약의 사후관리에는 유효기간이 없다. 해촉하는 그날까지 책임지고 성심을 다해야 한다. 소개가 많이 나오는 설계사들을 보면 단순히 계약에서 그치지 않고 보험금 청구 및 배서, 타사의 증권관리까지 꼼꼼하게 챙기는 면모들이 있다. 훗날 사업비를 내지 않고도 기고객의 소개만으로도 업을 꾸준히 이어가고 싶지 않은가.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고객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또한 우리들의 시간은 유한하다. 유통기한은 엄수하고 유효기간은 각자의 마음속에 잘 새기길 바란다.
2025년도 필자의 마지막 칼럼입니다. 2026년에도 더욱 알찬 내용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이하진
한화생명금융서비스 VIP지사 영업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