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들이 텃밭에서 작물을 가꾸는 치유농업 활동은 1회에 60분씩 하는 것이 건강과 정서에 가장 좋은 효과를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농촌진흥청은 65세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텃밭활동 시간에 따른 건강 증진과 우울 완화 효과를 분석한 결과를 25일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노인 우울감과 사회적 고립, 신체활동 부족이 주요 건강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치유농업은 이런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지만, 고령자에게 적합한 활동 시간과 빈도에 대한 과학적 기준은 아직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지난해 5월부터 8월까지 고창 지역 노인주거복지시설(실버타운)에 거주하는 40명(평균 72세)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12주 동안 일주일에 3회씩, 각각 30분, 60분, 90분의 텃밭활동에 참여했으며, 건강 증진과 우울·스트레스 감소 효과를 측정했다.
그 결과, 60분 텃밭활동 집단에서 건강 증진과 우울 완화 효과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소변 시료를 분석한 결과, 60분 집단에서는 에너지 이용과 대사 상태를 반영하는 글리세롤(glycerol)이 활동 전보다 13.1%, 에틸렌 글리콜(ethylene glycol)은 27.9% 감소했다. 이는 텃밭활동이 고령자의 에너지 대사와 신체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준다.
반면 30분 집단은 변화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고, 90분 집단은 일부 에너지 대사 물질의 감소 폭이 컸지만 정서 지표는 60분 집단만큼 일관되게 개선되지 않았다. 활동 시간에 비례해 효과가 증가하지 않은 데다 고령자의 신체적 부담과 정서적 만족도를 고려하면 60분 활동이 가장 적정한 것으로 분석됐다.
설문 분석에서도 60분 집단의 우울 점수(CES-D)는 참여 전보다 18.2% 감소했다. 참여 전 경도 우울 수준이었던 참가자들이 활동 후에는 정상 범위에 가까운 수준으로 개선됐다. 또한 고창 지역 노인주거복지시설 거주자들은 텃밭활동이 다양한 취미·여가·동호회 활동 가운데 가장 높은 성취감을 주는 활동이라고 평가했다.
농촌진흥청은 현재 텃밭활동 적정 참여 시간에 이어 주 1~3회 활동 빈도에 따른 건강 증진 효과를 구명하는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이다. 연구 결과를 종합해 치유농업 프로그램 운영 지침을 마련하고, 노인주거복지시설에 적용할 수 있는 모형을 개발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과 김광진 과장은 “텃밭활동은 작물을 직접 가꾸고 수확하는 과정에서 성취감과 삶의 활력을 얻을 수 있는 고령자 친화 활동”이라며 “전국 노인주거복지시설을 중심으로 텃밭활동 보급을 확대하고, 수확물 나눔 등 지역사회 연계 프로그램을 활성화해 고령자의 신체·정서 건강 증진과 사회적 관계 형성을 돕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