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이 수입 제품을 국산으로 속여 판매하는 ‘원산지 둔갑’ 행위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강력한 대응에 나선다. 관세청은 6월 24일 정부대전청사에서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전국 17개 광역시·도 등 20개 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2026년 상반기 원산지표시 위반 단속기관 협의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회의는 최근 저가 수입품을 국산으로 둔갑·판매하거나 수입 부품을 단순 조립·가공한 뒤 ‘한국산’으로 유통·수출하는 사례가 늘면서 국내 제조업의 경쟁력을 해치고 산업 기반을 위협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마련됐다. 각 기관은 2026년 상반기 단속 실적과 위험 동향을 공유하고, 기존 소비자 보호 중심에서 국내 제조업 보호와 공정 시장 질서 확립으로 단속 방향을 전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회의에서는 주요 적발 사례도 공유됐다. 관세청 인천세관은 외국산 반제품 조명기구를 수입한 뒤 국내에서 일부 가공을 거쳐 한국산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원산지를 ‘국산’으로 거짓 표시해 판매한 업체를 적발했다. 적발 물량은 44만 개, 시가 115억 원에 달한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은 군부대 민간 위탁급식업체가 외국산 식자재를 국산으로 속여 급식에 제공한 사례를 찾아냈다. 해당 업체는 외국산 식자재 포장에 국산 라벨을 붙여 납품했으며, 적발된 물량은 약 109톤(4억 2천만 원 상당)이다.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은 외국산 냉동 민물장어를 ‘당일 손질한 국내산’인 것처럼 속여 통신판매업체에 판매한 사례를 적발했다. 적발된 장어는 72톤(26억 원 상당)이다. 서울특별시는 외국산 의류의 원산지 표시 라벨을 제거한 뒤 한국산 표시 라벨을 부착해 판매한 업체를 적발했으며, 적발된 의류는 총 1,124점이다.
참여 기관들은 배달앱과 포털 사이트 등 온라인 공간에서의 원산지 표시 단속 방안과 기관 간 합동 단속 등 효과적인 단속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원산지표시 위반 적발 금액은 2023년 4,482억 원, 2024년 1,564억 원, 2025년 2,118억 원으로 최근 다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관세청 심사국장 하유정은 “원산지 거짓 표시와 국산 가장 수출 등 원산지 표시 위반 행위는 소비자 안전을 위협할 뿐 아니라 국내 제조업체가 공정한 환경에서 경쟁할 기회를 빼앗는 중대한 위법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어 “관세청의 수출입 자료와 각 지역의 산업 정보를 활용해 협의회 기관 간 단속 공조를 더욱 강화하고, 제조업 피해를 유발하는 원산지 위반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