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고흥만 간척지 일대에서 메뚜기과 곤충인 풀무치가 집단으로 발생해 농촌진흥청이 긴급 방제에 나섰다.
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은 6월 25일 고흥군 고흥읍, 풍양면, 도덕면 일대 간척지에서 풀무치 집단 발생이 확인됐다며 인근 농경지로 확산을 차단하기 위한 공동방제를 즉시 시작했다고 밝혔다.
전라남도농업기술원 조사 결과 이번에 발생한 풀무치는 주로 간척지 내 비포장도로와 수로 주변, 잡초 군락 등에서 무리 지어 서식하고 있다. 발생 면적은 약 100헥타르(ha)로, 고흥만 간척지 전체 작물 재배면적(1,397ha)의 약 7%에 해당한다. 이 지역에서는 조사료 1,044ha, 벼 350ha 등을 재배하고 있다.
풀무치 집단 발생의 주요 원인은 5월부터 6월까지 이어진 고온 현상과 잦은 비로 토양 내 수분이 증가하면서 산란과 부화에 유리한 조건이 형성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5월 강수량이 많으면 알이 동시다발적으로 부화해 군집 형태의 발생률이 높아진다.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2014년 8월 전남 해남군 산이면 20ha에서 어린 풀무치(약충)가 대량 발생해 농경지 피해를 입혔고, 2025년 6월 말에도 고흥군 고흥읍 일대 100ha에서 약충이 발생해 긴급 방제를 실시한 바 있다.
현재 고흥군농업기술센터는 6월 말까지 고흥만 간척지 일대에서 공동방제를 통해 풀무치 발생을 줄이고 농경지로의 이동을 차단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간척지 내 법인이 소유한 논은 자체적으로 방제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앞서 지난 5월 1일부터 6월 16일까지 고흥만 일원에서 총 4회에 걸쳐 선제적으로 예찰을 벌였고, 풀사료 수확 후 신속한 방제를 위해 현장 기술 지도도 진행했다.
풀무치는 메뚜기목 메뚜기과에 속하는 대형 곤충으로 수컷은 5cm, 암컷은 6.5cm 크기다. 성충이 되면 자갈이 섞인 사질토 속에 수백 개의 알을 낳으며, 보통 5월부터 부화하기 시작해 10월까지 이어진다. 약충은 옥수수, 강아지풀, 억새 등을 즐겨 먹으며 섭식량이 매우 많다.
평지의 풀밭이나 산기슭에서는 녹색이나 갈색 몸 색깔로 서식하지만, 발생 밀도가 높아지면 군집형으로 색깔을 바꿔 간척지나 하천 주변으로 이동한 후 농작물을 해친다.
농촌진흥청 재해대응과 채의석 과장은 "현재 돌발해충 확산 차단 방제를 강화하고 있다"며 "현장 중심의 정밀한 예찰과 적기 긴급 공동 방제로 농경지로의 이동을 막고 농작물 피해 예방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풀무치는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며 특히 전남, 전북, 경남, 충청 남부 평야지대에서 많이 발견된다. 평지 풀밭이나 산기슭 초원에 서식하지만 군집형으로 출현할 경우 간척지나 하천변에서 큰 피해를 줄 수 있다. 산란은 자갈이 섞인 사질토를 선호하며 주변에 억새, 갈대 등 벼과 식물이 풍부한 곳에서 많이 발생한다. 토양 수분이 높을수록 산란에 유리해 5월 강수량이 많으면 군집형 풀무치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