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에 남겨진 한센인의 삶과 인권의 역사, 그리고 오스트리아 출신 간호사 마리안느와 마가렛의 헌신을 미래 세대에 체계적으로 전승하기 위한 발걸음이 시작됐다.
국립소록도병원은 6월 26일 오전 10시 병원 별관 교육실에서 국가유산청, (사)마리안느와마가렛, 고흥군과 함께 소록도 문화유산의 보존·관리와 마리안느·마가렛 관련 유물의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소록도는 한센인 강제격리와 치료, 공동체 형성 및 인권 회복의 역사를 간직한 우리 근현대사의 중요한 현장이다. 또한 마리안느와 마가렛이 40여 년간 한센인과 함께한 공간으로, 인류애와 봉사의 가치를 상징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특히 마리안느·마가렛 관련 유물은 두 간호사의 의료봉사 활동은 물론 당시 소록도의 생활상과 한센인 공동체의 역사를 보여주는 자료로서 근현대 의료·인권·사회복지 분야에서 역사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해당 유물 중 일부는 지난해 11월 21일 국가유산청이 도입·시행한 첫 번째 예비문화유산으로 선정된 바 있다. 예비문화유산은 건설·제작·형성된 지 50년이 지나지 않은 근현대문화유산 중 장래 등록문화유산으로서 보존 가치가 높은 것을 선정하여 훼손·멸실을 막고 미래 문화 자원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이번 협약에 따라 네 기관은 소록도 문화유산의 조사·목록화 및 학술 연구, 문화유산의 보존·관리, 국가유산 지정·등록 및 유네스코 세계유산(기록유산) 등재 협력, 문화유산 활용 프로그램 개발 등 다양한 공동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협약의 목적은 소록도에 형성된 한센인 근현대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조사·보존·관리하고 그 가치를 확산해 인권과 연대, 인류애의 가치를 널리 알리는 데 있다.
협약기관은 협력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각 기관의 관련 예산 범위 내에서 부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구체적인 분담 방식은 기관 간 협의를 통해 조정하기로 했다. 또한 협약 이행 과정에서 취득한 상대 기관의 비공개 정보와 내부 자료는 제3자에게 누설하거나 부당하게 이용하지 않도록 관리 조치를 취하기로 약속했다.
이번 협약은 관계기관들이 선제적으로 협력하여 지역의 문화자원을 발굴하고 이를 정책으로 연계한 적극행정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는다. 이를 통해 국민과 함께 소록도의 가치를 공유하는 문화유산 행정의 새로운 모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소록도병원장은 "관계기관과 지속적으로 협력하여 소록도 문화유산과 마리안느·마가렛 유물의 역사적 가치를 조사·연구할 계획이며, 국가등록문화유산 등록 등 다양한 보존·활용 정책을 적극 추진해 더 많은 국민이 그 가치를 공유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