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국가비전이 시대에 따라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그리고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한 현안은 무엇인지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 결과가 나왔다. 기획예산처는 역대 대통령 연설문 266만 건과 최근 5년간(2021~2026) 언론 기사를 종합 분석한 '국가비전 데이터 인사이트'를 18일 발표했다.
이번 분석은 1948년부터 2026년까지의 대통령 연설문을 기반으로 국가비전의 핵심 키워드와 시대별 변화를 추적하고, 언론 기사를 활용해 우리 사회가 직면한 현안과 과제를 도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분석 결과, 대한민국 국가비전은 크게 네 시기로 구분되며 각 시기마다 뚜렷한 특징을 보였다.
첫 번째 시기(1948~1967)는 '건국·자립국가 형성' 시대로, 국민단결과 자유세계 수호, 자립경제 확립이 핵심 과제였다. 두 번째 시기(1968~1987)는 '산업화·국력신장' 시대로 경제성장과 산업고도화, 자주국방, 사회안정에 중점을 뒀다. 세 번째 시기(1988~2007)는 '민주화·세계화' 시대로 경제구조개혁과 정치개혁, 사회안전망 구축, 세계일류국가 실현이 주요 비전이었다. 네 번째 시기(2008~2026)는 '포용·혁신성장' 시대로 포용적 복지와 미래성장동력 확보, 위기극복, 한반도 평화가 강조되고 있다.
시대를 관통하는 핵심 국가비전으로는 '한반도 평화와 남북협력', '경제성장과 산업경쟁력', '민생 복지와 사회안전망' 등 세 가지가 꼽혔다. 한반도 평화 부문에서는 휴전체제 평화관리와 남북협력, 비핵화 등 안보 핵심가치 유지가 지속적으로 강조됐다. 경제 부문에서는 경제자립과 산업기반 구축을 바탕으로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했다. 복지 부문에서는 생존형 구호복지에서 시작해 국가주도 생활안정, 복지제도 확장을 거쳐 체감형 민생복지로 발전해왔다.
특히 최근 들어 새롭게 강조되는 국가비전으로는 과학기술 및 첨단산업 육성, 문화산업 육성,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전환 등이 부상했다. 과학기술 부문에서는 AI와 반도체 등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미래산업 경쟁력과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문화산업 부문에서는 K콘텐츠와 K컬처를 기반으로 글로벌 소프트파워와 문화경쟁력을 확대하는 방안이 집중 조명됐다. 기후위기 대응 부문에서는 기후위기와 에너지안보에 대응하며 지속가능한 산업전환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주요 과제로 지목됐다.
언론 기사 분석 결과, 과학기술 및 첨단산업 육성과 관련해서는 총 15만 5872건의 기사가 보도됐다. 주요 현안으로는 반도체·배터리·전기차 패권 경쟁, AI 혁신과 산업전환, 미중 AI 기술 패권 경쟁, 첨단산업 인재양성과 R&D, K방산 첨단무기 수출 확대 등이 꼽혔다. 문화산업 육성 관련 기사는 4만 554건으로, K콘텐츠 글로벌 경쟁력 강화, K뷰티 글로벌 시장 확대, K푸드 해외 진출, K컬처 관광·소비 활성화 등이 주요 이슈로 다뤄졌다.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전환 관련 기사는 25만 145건으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다.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와 에너지 전환, 탄소중립기본법 개정,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망 확충, 해상풍력 확대, 이상기후와 기후재난 등이 주요 현안으로 분석됐다.
이번 분석은 또한 대한민국이 마주한 도전 과제를 '구조적 문제'와 '불확실성 문제'로 구분해 제시했다. 구조적 문제로는 청년 고용 부진, 주거 자립 지연, 저출생·고령화 심화, 수도권 집중, 지역소멸 위기, 복지 사각지대, 교육격차와 평생학습 전환 등이 지목됐다. 불확실성 문제로는 관세·무역갈등과 공급망 재편, 첨단기술 유출과 산업안보, AI 도입과 일자리 재편, AI 패권 경쟁, 에너지 수급 불확실성, 기후재난 상시화, 핵·사이버 안보 위협 등이 꼽혔다.
기획예산처 관계자는 "이번 분석 결과는 국가비전 수립과 정책 우선순위 설정에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정책 수립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