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풍력설비 안전관리체계 개편… '육상풍력 전주기 관리 강화방안' 공개

정부가 노후 풍력발전기의 안전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대책을 내놨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6월 18일 오전 한강홍수통제소에서 업계 간담회를 열고 '육상풍력 전주기 관리 강화방안'을 공개했다.

이번 방안은 최근 잇따른 풍력발전기 사고와 노후 설비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는 지난 4월부터 5월까지 가동 15년 이상 된 설비 163기(26개소)를 특별 점검했으며, 그 결과를 바탕으로 전주기 관리 체계를 새로 짰다.

핵심은 가동 20년이 지난 노후 설비에 대한 안전성평가 의무화다. 앞으로 발전사업자는 20년이 지나면 3개월 안에 외부 전문기관의 정밀진단을 받아 전기안전공사에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평가 결과는 A(양호), B(조건부 운영), C(안전 위험) 세 등급으로 나뉜다.

A등급은 별다른 조치 없이 계속 운영할 수 있다. B등급은 보수·보강을 조건으로 운영이 가능하며, 이행 여부를 확인한 뒤 재가동할 수 있다. 문제는 C등급이다.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설비는 운영을 즉시 중단해야 하며, 전기위원회 심의를 거쳐 1년 안에 철거·원상복구 명령이 내려진다. 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발전사업허가가 취소되고 행정대집행까지 이뤄진다.

설비 안전 기준도 대폭 강화된다. 우선 풍력발전기와 주거지·도로 사이의 최소 이격거리가 법령에 명시된다. 그동안은 지자체 조례에 따라 제각각이었지만, 앞으로는 '재생에너지법' 시행령에서 일정 기준을 제시한다. 발전단지에는 소방차가 접근할 수 있는 통로와 소화용수 확보 등 소방시설을 갖추도록 하고, 개발행위허가 때 소방청과 사전 협의를 권고한다.

발전기 자체의 안전 설계도 강화된다. 나셀(발전기와 변속기 등이 들어있는 덮개)에는 화재 감지 장치를 설치하고, 불이 나면 방호 설비가 전체 동작하도록 해야 한다. 타워에는 나셀의 진동을 실시간 감지하는 전자식 진동계를 달고, 주요 센서는 이중화한다. 블레이드(날개)는 정밀 점검 보고서를 법정 검사 때 제출하도록 했으며, 타워 검사에는 로봇을 활용한 비파괴 진단 방식을 도입한다.

작업자 안전도 중요하게 다뤄졌다. 고용노동부와 합동으로 풍력 설비 특성에 맞는 유지보수 작업자 안전 가이드라인을 만든다. 고소 작업, 밀폐 공간 관리, 화재 대비 등 위험 요소를 반영한 지침이다. 설치와 해체 공사 때는 유해위험 방지계획서 심사에서 풍력 특유의 위험 요인을 집중 점검한다.

작업자 보호 장비 기준도 마련된다. 나셀 안에서 비상 상황이 발생하면 소화기, 방독면, 비상 탈출 장비 등을 갖추도록 권장 기준을 정하고, 소방청 자문을 받아 보완한다. 사고 유형별 비상 대응 매뉴얼도 만들어 현장 훈련을 정기적으로 실시한다.

사업자의 안전 관리 책임도 강화된다. 발전사업자는 터빈 구조와 위험 특성을 반영한 안전 교육 체계를 갖추고, 주기적으로 비상 대응 훈련을 해야 한다. 중대 재해를 발생시킨 사업자는 발전사업허가 취소까지 검토된다.

유지관리 체계도 새로 짠다. 발전사업자는 앞으로 유지관리 전문 기업과 계약을 의무적으로 체결해야 하며, 계약 여부를 정기적으로 심사한다. 터빈 제조사가 철수하는 등 공급망 리스크에 대비해 기술 자료를 제3자에게 맡기는 에스크로 제도도 도입한다. 유지관리 전문 기업에 대한 인증제도 만들어 글로벌 수준의 안전 교육 이수와 장비 보유를 요구할 방침이다.

노후 설비의 질서 있는 전환을 위해 리파워링(노후 설비를 새것으로 교체) 지원도 대폭 확대된다. 환경영향평가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사전 컨설팅을 통해 인허가 기간을 단축하고, 원스톱 지원센터에서 관계 부처 인허가를 동시에 협의한다. 계통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유연 접속을 허용하고, 계통 보강 전까지 출력을 제어하는 조건으로 운전을 허용한다. 금융 지원도 우선 대상에 포함하고 지원 한도를 5%포인트 올린다.

폐기물 재활용 기반도 마련된다. 전국 6개 권역에 있는 '미래폐자원 거점수거센터'에서 풍력발전기 나셀 등 폐부품을 체계적으로 회수·보관한다. 폐기물 분류 코드를 신설하고, 물질 흐름 분석을 통해 재활용 기준과 방법을 정한다. 기술 개발도 추진한다. 폐블레이드에서 재활용 섬유를 회수해 자동차 경량 부품이나 건축 단열재로 만드는 기술, 나셀에서 희토류·니켈·코발트 등 핵심 광물을 친환경적으로 회수하는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제2차관은 간담회에서 "육상풍력의 지속 가능한 보급을 위해서는 안전과 책임에 기반한 관리 체계가 필수적"이라며 "정부는 관계 부처 및 업계와 긴밀히 협력해 이번 대책을 현장에 안착시키고, 안전을 기반으로 육상풍력 보급이 안정적으로 확대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대책의 후속 조치로 전기사업법과 전기안전관리법 개정을 추진하고, 올해 3분기부터 단계적으로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내년 1분기에는 풍력설비 실시간 원격관리 체계 구축과 유지관리 전문기업 인증제 도입이 예정돼 있다.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원문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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