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특허가 단순한 기술 보호 수단을 넘어 하나의 자산으로 인정받는 시대가 열린다. 정부가 우수 지식재산(IP)을 보유한 중소·창업기업과 IP를 수익화하는 사업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기로 한 것이다.
지식재산처는 올해 총 1,367억원 규모의 IP 투자 펀드를 조성한다고 18일 밝혔다. 이 펀드는 크게 세 분야로 구성된다. 첫째, IP직접투자 펀드(167억원)는 국내 핵심특허를 선제적으로 매입해 라이선싱 계약이나 특허침해소송을 통해 해외 기업을 상대로 수익을 내는 방식이다. 일반 벤처펀드처럼 기업에 지분을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특허 자체를 사고파는 데 초점을 맞춘 점이 특징이다.
둘째, IP거래·사업화 펀드(200억원)는 중소기업, 대학, 공공연구소가 보유한 특허기술을 사들여 사업화하는 기업에 투자한다. 특히 우수 IP를 가진 초기 기업의 기존 주식이나 전환사채 등을 일부 인수할 수 있도록 해, 창업초기 투자 기관이나 벤처캐피털이 중간에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통로도 마련했다.
셋째, 특허기술사업화(심층기술·IP) 펀드(1,000억원)는 한국성장금융과 공동 출자해 조성된다. 12대 국가전략기술 분야 기업, 우수 기술평가를 받은 기업, 투자 전 IP 가치평가를 거친 특허기술사업화 기업에 자금을 집중 공급한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 바이오, 반도체 등 심층기술 분야 혁신기업이 특허를 기반으로 사업화에 성공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펀드 조성에서 정부는 모태펀드 특허계정이 마중물 역할을 한다. 정부는 총 325억원을 각 펀드에 나눠 출자한다. IP직접투자와 IP거래·사업화 펀드에는 각각 100억원, 특허기술사업화 펀드에는 125억원을 투입한다. 특히 운용 난도가 높은 IP직접투자 펀드의 경우 민간 자금 유치를 돕기 위해 정부 출자 비율을 기존 50%에서 60%로 높였다. 또 펀드가 손실을 볼 때 정부 몫이 먼저 손실을 떠안는 ‘우선손실충당’ 제도도 개편해 민간 투자자들의 부담을 줄였다.
지식재산처는 2006년 모태펀드 특허계정을 출범한 이후 지난해 말까지 총 2조 7,548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1,479개 기업에 2조 2,808억원을 투자했다. 그 결과 투자받은 기업 중 130곳이 코스닥에 상장했고, 지난해 새로 등록된 ‘거대 신생 기업’ 4곳 중 2곳(퓨리오사AI, 갤럭시코퍼레이션)이 이 펀드의 지원을 받은 기업일 정도로 성과가 두드러진다.
지식재산처 김일규 지식재산정책국장은 “모태펀드 특허계정은 IP 수익화를 위한 든든한 디딤돌 역할을 해왔다”며 “앞으로도 IP 기반 혁신기업이 국제 강소기업으로 도약하도록 뒷받침하는 한편, 해외 특허침해소송 등을 통해 얻은 수익이 다시 국내로 환류되는 선순환 체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번 출자사업에 참여하려는 운용사는 한국벤처투자 누리집에서 공고를 확인한 뒤 다음 달 8일부터 15일까지 온라인으로 제안서를 접수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을 듣고 싶은 사람을 위해 다음 달 3일 오후 2시 한국벤처투자빌딩 4층 유니콘회의실에서 출자설명회도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