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보험업계는 지금 섣부른 제도 시행으로 당국 제재와 노사갈등 야기도
<중국 보험사, 핵심 인재 유출 방지책으로 우리사주 활용<下>>
2015년 보험회사 우리사주 제도 재개 이후 타이캉보험, 양광보험 외에도 중국핑안, AIA, 중안보험, 궈웬보험 등 다수의 보험회사가 우리사주 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나섰다.
중국핑안은 자사 및 자회사의 간부급 핵심 인력을 대상으로 우리사주 제도를 시작해 3년 뒤인 2018년에는 대다수 종업원에게 우리사주를 배정했다. 2015년에는 총 2263명이 중국 A주 6억500만 위안을 배정받았고, 2018년에는 8만3000명이 홍콩 H주 38억7500만 위안을 배정받았다.
AIA는 2010년 홍콩 주식시장 상장 후 회사의 이익과 장기 발전을 동시에 꾀하기 위해 우리사주 제도를 시행했다. 2012년에는 전체 종업원의 50.45%를 대상으로 중국 최초로 해외 주식시장에 상장된 주식을 배정해 핵심 인재 유출을 성공적으로 방어했다. 2025년 9월 AIA는 자사 및 관계회사 종업원에게 총 12만6600주의 주식을 배정했으며, 그에 앞서 같은 해 4월에는 16억 달러에 해당하는 주식을 회수해 자본 구조를 개선하고 주주들에게 경영 성과의 혜택이 돌아가도록 했다.
중안보험은 중국 최초의 인터넷 보험회사로, 2016년 98명의 핵심 인재를 대상으로 우리사주 제도를 처음 시행했다. 주식은 당시 대주주였던 여우푸지주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6000만 주(총 발행 주식의 4.836%)를 종업원들에게 양도하는 방식으로 배정됐다. 이 회사는 지금까지도 우리사주 제도 시행의 효과를 톡톡히 본 사례로 남아있다. 제도 시행 이후 곧바로 937만 위안의 순이익을 달성했고, 2017년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해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종업원들에게도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갔기 때문이다.
궈웬보험은 2019년 총 발행 주식의 9.98%에 해당하는 2억1000만 주를 우리사주로 배정했다. 주식은 종업원들이 출자해 설립한 법인의 증자에 궈웬보험이 참여하는 형식으로 배정됐다. 당시 회사는 6년 이내 주식시장 상장을 목표로 제시하면서, 6년 이내에 상장하지 못하면 6년간 의무적으로 보유하도록 하고 그 전에 상장하면 상장 후 추가 3년간 의무적으로 보유하도록 했다. 감독당국은 2021년 말 궈웬보험의 기업공개(상장)를 허가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우리사주 제도는 종업원들에게 재산증식, 이익공유 등의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했지만 상황에 따라 회사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바이넨생명이나 중화롄허보험처럼 보험회사가 우리사주 배정 과정에서 내부의 불만이나 잡음을 깔끔하게 처리하지 못하거나 제도적으로 불완전한 상태로 강행할 경우, 그와 관련된 문제들이 필연적으로 회사를 곤경에 빠트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바이넨생명은 우리사주 제도 시행으로 종업원과 법적 분쟁에 휘말렸고, 중화롄허보험은 우리사주 주식 처리 문제로 종업원들의 단체행동에 직면했다. 중국 보험업계에 따르면 53명의 바이넨생명 종업원들은 지난 8월 회사를 상대로 12년 전에 약속한 우리사주 제도의 이행을 촉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우리사주를 받은 종업원들은 회사측이 우리사주 보유 5년 미만인 종업원이 퇴사하면 주식 매입 원금과 은행이자만큼을 받을 수 있고, 5년 이상 보유한 후 퇴사하면 원금과 고액의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고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대금 지급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회사측이 우리사주 배정 계획이 진행되는 13년 동안 단 한 차례도 금융당국에 허가를 신청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더군다나 13년 전 의사결정을 했던 대주주들은 이미 회사를 떠났고, 내부 관리에도 커다란 변화가 생긴 상황에서 현재의 경영진과 대주주들이 과거의 약속을 이행하는 데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기도 하다.
중화롄허보험의 사례에서는 배정된 우리사주에 대한 후속 처리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다. 이 회사는 2006년 우리사주 제도 시행 당시 신장화롄투자공사를 통해 2억7000만 위안의 자금을 끌어들여 회사 발행 주식의 18%를 우리사주 몫으로 별도 관리했다. 이후 10년 동안 국유기업이었던 회사는 우리사주를 배정하지 못한 채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민관 혼합소유제 기업으로 변모했다. 회사 성격이 변경된 직후인 2015년에는 우리사주를 주당 1.7위안에 배정하기로 결정했는데, 당시 종업원들은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제 수익률이 형편없이 낮고 종업원들과는 한 마디 상의도 없이 진행됐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이후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노사 양측이 조금씩 양보해 지금은 대부분의 우리사주가 회수된 상태로 마무리됐다.
바이넨생명과 중화롄허보험의 사례는 우리사주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할 경우 회사의 발전은커녕 오히려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준 셈이다. 우리사주 제도가 성공적으로 시행되기 위해서는 경영관리가 안정적이고 투명해야 할 뿐만 아니라 회사 자체가 합리적이고 예측가능하며 건강해야 한다. 특히 보험회사의 경우 경제상황에 맞는 단계별 우리사주 배정 방안을 마련하고 사전에 회수체계와 위험 대응 방안을 마련해 분쟁의 원인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만 제도의 성공을 기대할 수 있다.
한편 중국 보험업계는 새로운 수요, 새로운 기회, 새로운 도전의 시기를 맞아 더 많은 보험회사들이 우리사주 제도를 통해 종업원들과 경영성과를 공유하고 핵심인재의 유출을 막으려 노력하고 있다. 감독당국의 감시와 시장환경의 변화라는 중첩된 어려움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기 위한 수단으로 우리사주 제도를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