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새 설계사’ 유입 방지… 금감원, 내년부터 보험사의 설계사 위촉 실태 점검

‘철새 설계사’ 유입 방지… 금감원, 내년부터 보험사의 설계사 위촉 실태 점검
금융감독원이 사전예방적 소비자보호 강화를 위해 보험사의 판매위탁리스크 관리 강화방안 구체안을 발표했다. 내일부터 ‘보험사의 제3자 리스크관리 가이드라인’을 시행하며, 내년부터는 보험사의 보험설계사 위촉실태를 점검해 단기간에 소속을 자주 바꾸는 ‘철새 설계사’ 등 문제 설계사들의 유입을 방지한다.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이 30일 발표한 ‘보험회사의 판매위탁리스크 관리 강화방안’에 따르면, 오는 12월 1일부터 보험사가 법인보험대리점(이하 GA) 등에 판매업무를 위탁할 때 준수해야 하는 최소한의 원칙이 담긴 ‘보험회사의 제3자 리스크관리 가이드라인’(이하 가이드라인)이 전면 시행된다.
금감원이 지난 3월부터 마련해 온 가이드라인의 핵심은 보험사가 판매위탁리스크를 중요한 제3자 리스크 관리대상 중 하나로 식별하는 것이다. 가이드라인은 생명·손해보험협회가 주관하는 자율규제로, 보험사는 이에 따라 제3자 리스크 관리체계와 리스크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
보험사는 정량·정성적 방법으로 판매위탁리스크를 측정해야 하며, GA의 소비자보호 및 위탁업무 수행 등에 대해 정기적으로 점검·평가해 자체 리스크 관리체계를 지속 보완해야 한다.
또한 위탁 GA의 판매위탁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하고, 중요한 판매위탁리스크를 인식했을 때는 이를 수용 가능한 수준으로 통제해야 한다. 보험사의 위험성향 내에서 수용할 수 없는 리스크이거나 통제·경감·이전할 수 없는 리스크인 경우에는 특별 보완장치를 마련하거나 업무 변경·중단까지 고려해야 한다.
보험사의 이사회는 제3자 리스크관리 정책 수립 및 주요 사항을 심의·의결하고, 경영진은 해당 정책을 바탕으로 관리조치를 이행한 후 이사회에 보고해야 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가이드라인 시행으로 그간 양적 팽창에만 치중해 왔던 보험 판매채널의 불건전 영업관행이 점차 질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보험사와 GA가 소비자보호 및 완전판매를 위한 공동의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내년부터는 보험사의 설계사 위촉실태도 들여다본다. 금감원은 보험사 내부감사협의제도 등을 통해 보험사의 설계사 위촉 관련 내규정비 여부 및 내부통제 체계를 점검해, 형식적 점검에 그치거나 개선계획 내용의 실효성이 부족한 보험사를 중점 검사대상 기관으로 선정할 계획이다.
문제가 있는 설계사임을 알고도 위촉하고 그 설계사의 부당승환, 허위·가공계약 등 위법행위가 적발된 경우에는 해당 설계사뿐 아니라 보험사도 엄중히 제재할 방침이다.
GA와 보험사 간 연계검사도 강화하고, GA 운영위험 평가제도도 신설한다.
다수의 소비자 피해 또는 금융질서문란을 초래하는 등 중대한 불법·불건전 영업행위 또는 금융사고가 발생한 GA가 있다면, 금감원은 해당 GA는 물론 GA에 대한 성실 관리책임을 소홀히 한 보험사를 연계 검사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기로 했다.
지난해 제6차 보험개혁회의 과제로도 선정됐던 ‘GA 운영위험 평가제도’도 내년 중 신설된다. 이는 전체 보험사를 대상으로 위탁 GA에 대한 리스크관리 적정성 등을 평가하는 제도로, 위탁 GA의 민원발생률, 계약유지율, 불완전판매비율 등 판매품질(영업건전성 지표), 수수료 정책 및 채널집중 위험 등을 고려해 회사별 운영위험을 1~5등급으로 평가한다. 금감원은 평가결과가 우수한 보험사에 대해서는 지급여력제도(K-ICS)상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저조한 보험사에는 페널티를 부과하는 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한편 금감원은 영업 시장의 혼탁 방지를 위해 지난 4월 보험설계사 위촉 ‘Best Practice’를 마련해 보험사에 배포했다. 그러나 설계사를 위촉 중인 보험사를 대상으로 Best Practice를 반영한 내규정비 여부 및 위촉 관리실태를 점검한 결과, 총 28개사 중 11개사만 내규를 정비하는 등 여전히 내부통제 체계가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Best Practice 배포 이후 금감원 점검 사례에 따르면 한 보험사는 보험업법 위반으로 제재받은 설계사, 단기간 내 여러 모집조직을 옮겨 다니는 ‘철새 설계사’, 환수수당을 변제하지 않은 이력이 있는 ‘먹튀 설계사’ 등을 포함해 모집질서가 문란한 설계사 19명을 위촉했다. 이 밖에도 신용점수가 극히 낮아 내부기준에 미달하는 설계사를 위촉하거나, 이행보증보험 가입이 불가한 설계사를 위촉한 보험사들도 있었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설계사 위촉은 모집질서 문란행위를 예방하기 위한 중요한 절차임에도 ‘실적 만능주의’로 인해 내부통제가 적절하게 작동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보험사의 설계사 위촉 관행에 대한 관리 감독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