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기본권' 법제화 추진…국민기초금융보장법 8월 발의 예정
금융 접근성을 단순한 복지 차원이 아닌 국민의 기본권으로 격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은경 신용회복위원회 위원장 겸 서민금융진흥원장은 금융을 시혜적 보호 대상에서 벗어나 모든 국민이 차별 없이 누려야 할 권리로 규정하고, 이를 법제화하는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는 '금융기본권 연구단'이 공식 출범했다. 민병덕·정태호·김현정·김남희·안도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공동 주최로 열린 이 자리에서는 4월 1차 토론회에서 논의된 헌법적 가치와 이론적 토대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제도화 방안과 입법 전략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김 원장은 "현대 사회에서 금융은 필수재"라며 "모든 국민이 동등한 권리로 금융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단은 학계와 연구기관, 현장 전문가들로 구성됐으며, 금융접근권·생존권·자립권·재기권·자산형성권 등 5대 권리를 구체화하는 작업을 맡게 된다. 연구·데이터 분석·정책기획·대외협력 등 4개 분과로 편성된 연구단은 '국민기초금융보장법' 제정을 위한 입법 체계 정립에 나설 계획이다. 이 법안은 오는 8월 발의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민병덕 의원 등과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법안의 핵심은 '4대 기초금융' 체계다. ▲기초상담·채무조정 ▲기초보험 ▲기초대출 ▲기초저축 등 네 가지 축으로 구성된 이 체계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의 7대 급여에 대응하는 금융 영역의 법정 기준 역할을 하게 된다. 특히 초기에는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시행한 뒤 장기적으로 전 국민으로 확대하는 이중 구조로 설계됐다. 김 원장은 "가용소득 대부분이 부채 상환에 소진되는 계층은 추가 대출보다 채무 정리부터 원한다"며 "자립 단계에 맞춰 순차적으로 작동하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재원 마련 방안도 주목할 만하다. 금융회사뿐 아니라 금융투자업권, 가상자산업권의 출연을 통해 조달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김 원장은 "은행들이 고신용자 중심 영업을 하면서 저신용자를 배제해 얻은 반사적 이익을 사회와 공유하는 논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다만 강제 징수 방식이 아닌 사회적 합의와 법적 근거를 바탕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석희정 경기복지재단 연구위원이 '선상담 후지원' 모델의 현장 경험을 공유했고, 한재준 인하대 교수는 취약채무자 직권면책절차(VDD) 신설과 생계비 인정 기준 재설계 등을 제언했다. 강경훈 동국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종합토론에서는 임정하·유경원 교수, 윤영미·김미선 대표 등이 참여해 구체적인 제도화 방안을 논의했다.
김 원장은 '포용금융'이라는 용어 자체가 지원 주체와 대상 간 상하 관계를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동등한 권리 차원의 접근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맥락에서 '서민금융'보다 '민생금융'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