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는 6월 5일 오후 1시, 박정훈 식량정책실장 주재로 농촌진흥청 및 지방정부 등 관계기관이 참석한 가운데 과수화상병 확산 차단을 위한 현장대응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최근 새로운 지역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하고 전체 발생 면적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증가한 데 따른 긴급 대응 차원이다.
과수화상병은 사과, 배 등 장미과 식물에 치명적인 세균성 질병이다. 감염되면 잎, 꽃, 가지, 열매가 불에 탄 것처럼 붉은 갈색이나 검은색으로 변하면서 말라 죽는다. 2015년 국내 처음 발생한 이후 2020년에는 역대 최대 규모인 394ha(744농가)로 피해가 확산됐으나, 지속적인 예찰과 방제 노력으로 지난해(2025년)에는 55ha(135농가)로 역대 최저 수준까지 감소했다.
올해 6월 3일 기준으로 전국 65개 농가에서 31.5ha의 발생이 확인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1.6ha(158.2% 수준) 증가한 수치다. 다만 가장 심했던 2020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약 39% 수준에 그친다. 특히 세종시, 충북 보은, 충남 공주, 경기 고양시에서는 처음으로 과수화상병이 발생해 방역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과수화상병 위기관리 단계를 기존 '주의'에서 '경계'로 격상해 운영 중이다.
과수화상병 위기 상황 단계는 관심(평시), 주의(기존 발생 지역에서 발생), 경계(기존 발생 지역에서 다발생, 신규 시도 발생), 심각(국가 재난 수준 확산)으로 구분된다. 이번 경계 단계 격상은 신규 시·도에서 발생이 확인된 데 따른 조치다. 농촌진흥청은 대책상황실을 운영하며 발생 현황 모니터링, 예찰·방제 추진 상황 점검, 역학조사 결과 공유 등을 총괄하고 있다. 각 시·군 농업기술센터도 자체 대책상황실을 가동해 현장 예찰과 방제를 강화하고 있다. 농식품부도 별도의 상황 대책반을 구성해 방제 추진 상황과 사과·배 수급 동향을 점검 중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농진청 대책상황실과 함께 각 지역별 예찰·방제 추진 상황과 향후 대응 계획을 집중 점검했다. 특히 의심 증상 발견 시 신속한 신고와 정밀 진단, 긴급 방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관계기관 간 협조체계를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박정훈 식량정책실장은 “과수화상병의 추가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관계기관 간 긴밀한 협력이 중요하다”며 “시·군 농업기술센터는 미발생 지역을 포함해 전 지역에 대해 예찰과 방제를 강화하고, 농업인 대상 정보 제공 및 교육을 확대해 의심 증상 발견 시 신속한 신고와 초동 대응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박 실장은 “지속적인 예찰과 방제 노력으로 지난해 과수화상병 발생 규모가 역대 최저 수준까지 감소한 만큼, 올해에도 예방 중심의 방제체계를 철저히 운영해 발생 감소 추세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도 현장 방제와 함께 국산 방제 약제 개발, 제도 개선 등을 차질 없이 추진해 과수산업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발생 과수화상병균만을 표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박테리오파지 기반 농약 연구를 추진 중이며, 2027년부터 생육기 방제에 사용할 수 있도록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농약은 기존 화학 농약보다 환경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정부는 농업인의 자가 예찰을 독려하기 위해 5~7월 매주 수요일을 ‘과수화상병 예찰의 날’로 지정하고, 자가예찰 알림(푸시톡)을 발송하고 있다. 예방수칙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손실보상금이 감액될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안내하고 있다. 농업인은 의심 증상을 발견하면 즉시 가까운 농업기술센터나 농진청에 신고해야 한다.
올해는 봄철 저온피해가 전년 대비 감소해 사과 생육이 전반적으로 양호한 상황이다. 6월 3일 기준 과수화상병 발생 면적(31.5ha)은 평년 사과 재배면적(약 3만3천ha)의 0.09% 미만 수준에 해당한다. 현재까지 과수화상병이 사과·배 수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되며, 정부는 향후 발생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안정적인 과수 수급 관리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다.
과수화상병은 세균 Erwinia amylovora에 의해 발생하며, 주로 5~8월에 집중된다. 병원균은 줄기나 가지의 궤양 부위에서 겨울을 나고, 봄에 수액 이동에 따라 활성화돼 삼출액 형태로 나무 밖으로 나오거나 곤충·빗물에 의해 전파된다. 주요 피해 증상으로는 꽃·열매·가지 마름, 잎에 흑갈색 병반 발생, 줄기 마름, 궤양, 삼출액의 마른 흔적 등이 있다. 정부는 이러한 특성을 고려해 시기별 맞춤형 방제 전략을 추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