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농업인과 임업인의 생명을 지키고 작업 현장의 안전을 획기적으로 높이기 위해 종합 대책을 내놓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5일 '농림분야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2026년부터 2030년까지 5년 동안 사망만인율과 부상자율을 2024년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은 농촌 고령화와 기계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농기계 사고, 질식·추락 등으로 인한 재해가 여전히 심각하다는 판단 아래 마련됐다. 실제로 농업 분야 재해율은 전체 산업 재해율의 7.5배, 사망률은 3.1배에 달할 정도로 위험한 환경에 놓여 있다.
첫 번째 전략은 현장에서 바로 체감할 수 있는 농기계 안전성 확보다. 농업인 사망 원인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농기계 사고를 막기 위해 트랙터, 운반차, 로더, 승용제초기 외에 지게차와 굴착기에도 안전구조물 설치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또 승용형 농기계에 안전벨트를 달지 않으면 90초간 경보음이 울리는 장치를 올해 하반기까지 도입하고, 야간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반사판 규격을 자동차 수준으로 강화한다. 경운기는 보행형에서 핸들형으로 개조를 허용하고 노후 기계는 폐차를 유도하며, 파쇄기는 신체 접촉 시 자동으로 멈추는 안전장치를 의무화하고 전문가와 함께하는 공동 파쇄를 확대한다. 아울러 벌목 작업의 안전을 높이기 위해 고용노동부와 협력해 유압식 벌목기 등 장비 구입비를 지원하고, 유해·위험 작업 취업 제한과 현장 대리인 배치 기준을 강화한다.
두 번째 전략은 축사 등 농업 시설의 안전 관리 고도화다. 질식·추락 사고가 잦은 축사 시설에 대해 한돈협회와 협업해 환기팬, 송기 마스크 등 안전 장비를 공동 구매·보급하고 정기 점검을 의무화한다. 축사 시설 현대화 사업 대상자에게는 안전난간과 표지판 설치를 의무 조건으로 달고, 폭염·폭설에 대비한 환기팬 덮개 등 소규모 농가 지원도 늘린다. 또한 지붕 공사 추락 사고 예방을 위해 추락 방지 시설 설치 비용의 60~95%를 지원하고, 산지유통센터(APC)와 미곡종합처리장(RPC)은 안전 점검 결과에 따라 개보수 자금 인센티브나 패널티를 주어 실질적인 점검이 이뤄지도록 한다. 저수지와 용배수로에는 안전 펜스와 위험 안내판을 설치하고, 5만㎥ 미만 소규모 저수지를 긴급 시설물 점검 대상에 포함해 홍수기 누수 위험에 대비한다.
세 번째 전략은 취약 계층 맞춤형 안전 관리 강화다. 고령농의 폭염 온열 질환 예방을 위해 선도 농업인과 연계한 현장 밀착 관리와 왕진버스 사업을 확대하고, 여성농에게는 특수건강검진 연령을 51~80세로 늘리고 들녘 공동 화장실을 시범 설치한다. 여성 친화형 농기계도 25종 추가 개발한다. 외국인 노동자는 비자 신청 때 안전 체크리스트 제출을 의무화하고, 진단 결과 취약 농가는 농작업안전관리단이 교육을 강화한다. 특히 태국·베트남·네팔 등 9개 언어로 된 동영상·리플릿 등 교육 자료를 제작해 안전 의식을 높인다.
네 번째 전략은 예방 중심의 안전 문화 확산과 기술 개발이다. 교통안전 슬로건을 개발하고 혹서기나 혹한기에는 농촌 출신 자녀가 부모님께 안부 전화를 걸도록 하는 전국민 캠페인을 추진한다. 안전교육을 강화해 농기계 구입 자금 등 정책 지원을 받을 때 안전교육 이수를 의무화하고, 경운기 등 위험 농기계에 대한 실습 위주 교육 과정을 신설한다. 연구개발(R&D)을 확대해 근골격계 질환을 예방하는 착용형 근력 보조 장비를 개발하고, 검증된 소형·경량화 농기계는 정부 지원 대상에 포함시켜 보급을 늘린다.
다섯 번째 전략은 안전 관리 기반 강화다. 현행 보험 중심의 '농어업인안전보험법'을 분법해 '농작업안전재해예방법'을 제정하고, 농업인안전보험을 산재보험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높인다. 아울러 올해 농작업 사망 재해 통계를 국가승인통계로 전환하고, 2028년까지 비사망 통계도 국가승인통계화해 정확한 데이터로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송미령 장관은 "이번 대책은 현장에서 즉시 시행할 수 있는 과제부터 우선 추진해 농민들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종합대책을 지속적으로 개선·점검해 농림 분야 안전 관리 시스템을 완비하고 농업인과 임업인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나가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