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손해보험, 전통시장 지수형 날씨보험 출시…최장기 배타적사용권 획득
KB손해보험이 폭우·폭염·한파 등 이상기후로 발생하는 전통시장 상인들의 휴업 손실을 자동 보상하는 ‘전통 시장 지수형 날씨보험’을 올해 10월말 판매 개시했으며, 지난 14일 최장기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다.
이번 상품은 기상청 관측 데이터와 전통시장 매출 빅데이터를 2년간 결합·모델링해 개발된 결과물이다. KB손보는 전통시장이 날씨에 가장 민감한 업권임에도 피해 입증이 어려워 기존 보험으로는 보상 사각지대가 컸다는 점에 착안, 지역별 기후·매출 패턴·상권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지수 모델을 구축했다.
손해보험협회는 지난 14일 KB손보의 해당 상품에 대해 신상품 심의 평균 96점을 부여하며 1년 6개월의 배타적사용권을 승인했다. 배타적사용권은 올해 10월 1일 제도가 개편되면서 기존 1년에서 1년 6개월로 확대됐는데, KB손보 상품은 개편 후 첫 최장기 부여 사례다.
이번 심사에서는 독창성·진보성·유용성·노력도 등 네 가지 항목이 평가됐다. 협회는 이번 상품이 ‘전통시장 날씨 피해’라는 새로운 위험률을 처음으로 등록해 심의를 통과한 점이 높게 평가된 것으로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평가 기준이 세밀해지고 제출해야 할 근거자료도 늘어 점수를 받기가 더 까다로워진 상황에서 96점대는 사실상 최상위급”이라며 “민간 손보사가 전통시장을 대상으로 지수형 날씨보험을 정식 상품으로 출시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보험학계는 이번 조치가 시장 전체의 혁신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도 강조한다. 한 관계자는 “이번 보호권은 전통시장이라는 특정 위험률에 대한 것이어서 지수형 날씨보험 전반을 막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최장기 배타적사용권이 부여된 만큼 기후·날씨 기반 지수형 보험 개발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수형 날씨보험은 일일 강수량·기온 등 객관적인 기상 지수를 기준으로 보상이 이뤄진다. KB손보가 제시한 기본 예시는 ▲강수량 10㎜ 이상 시 2만원 ▲20㎜ 이상 2만5000원 ▲30㎜ 이상 3만원 ▲80㎜ 이상 5만원 지급 등이다. 폭염의 경우 33도 이상일 때 1만5000원이 지급되며, 기준점은 시장별 특성을 반영해 조정할 수 있다.
전통시장 날씨보험의 가장 큰 강점은 보상 속도다. 기존 풍수해보험은 피해 확인과 손해사정 절차로 평균 2주가 소요됐지만, 지수형 방식은 기상 관측값만으로 지급 여부가 결정돼 서류 제출이나 피해 입증 절차가 필요 없다. KB손보는 보험금 청구 후 3~5일 내 지급이 가능해 상인들의 영업 재개에 실질적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운영 방식 역시 전통시장 환경을 고려했다. 전통시장 상인회 또는 지자체가 계약자가 되고, 점포의 3분의 1 이상이 함께 가입하는 단체보험 구조다. 이를 통해 개별 점포의 가입 부담을 줄이면서 지역 단위로 날씨 리스크를 분산하는 효과를 노렸다. KB손보는 지자체 및 상인회와 협력해 지역별 기상 특성에 맞춘 보장 모델로 상품을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전통시장은 비·폭염·한파 등 기상 변화에 따라 손님이 급감하는 경우가 많지만, 매출 감소는 눈에 보이는 손해가 아니어서 기존 보험으로는 보상받기 어려운 영역이었다. 이번 상품은 강수량·최고기온·최저기온 등 3가지 기상지수를 기준으로 삼아 보이지 않는 피해까지 정량화해 보상한다는 점에서 전통시장의 오래된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사례는 배타적사용권 제도를 1년에서 1년 6개월로 확대한 당국의 정책 취지도 뚜렷하게 드러낸다는 평가다. 규제당국은 보호기간을 늘린 이유에 대해 “지수형 기후보험처럼 새로운 위험 담보 개발이 활발해질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해 왔으며, 업계에서는 이번 첫 적용 사례가 다양한 기후·날씨 기반 상품 출시를 유도하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전통시장 날씨피해라는 새로운 위험률에 대해 장기 배타적사용권이 부여된 첫 사례가 마련되면서, 보험사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새로운 지수형 기후보험 개발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