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업과 정부, 공공기관이 힘을 합쳐 미국에서 4조원 규모의 대형 에너지 인프라 사업을 따냈다.
국토교통부, 기후에너지환경부, 해양수산부는 6월 1일(미국 현지시간) 삼성중공업 등 민간 기업과 함께 총 28억 달러(약 4조원) 규모의 '미국 루이지애나 해양플랜트 1호기 건설사업'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미국 루이지애나주 연안 약 74km 해역에서 연간 약 440만 톤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를 생산할 수 있는 부유식 생산설비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FLNG는 천연가스 액화설비를 탑재한 부유식 해양플랜트로, 국내 조선소에서 건조한 뒤 현지에 설치해 가스전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액화·저장·하역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수주는 단순한 건설 공사 수주를 넘어 금융 조달, 시공, 운영까지 모두 포함하는 투자개발형(PPP) 사업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사업을 주도하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펀드에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녹색펀드, 해양진흥공사가 투자자로 참여해 금융 구조화를 지원하면서 삼성중공업이 EPC(설계·조달·시공)를 수주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중공업은 전 세계 FLNG 발주 10기 중 6기를 이미 수주한 바 있으며, 이번 추가 계약을 통해 FLNG 시장에서 선두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게 됐다. 이번 수주는 우리 해외건설 산업이 전통적인 단순 시공 방식에서 벗어나 고부가가치형 복합 산업으로 전환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국내에서 설계·조달·시공이 이뤄지는 만큼 중소·중견 기업의 연쇄적 수주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건설되는 FLNG에는 우리 기업의 친환경 기술이 대거 적용된다. 연료 연소 후 배기가스에 포함된 질소산화물을 촉매로 질소와 물로 환원해 배출을 줄이는 선택적 촉매 환원법과, 버려지는 폐열을 회수해 스팀과 전기를 생산하는 배열회수보일러 등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이번 사례가 해외 주요 인프라 사업 참여를 통한 건설 수주뿐만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안정성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으로 인한 에너지 공급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해외 인프라 확보를 통해 수입처를 다변화하고 운송망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정부 관계자는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들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하는 우리 기업들의 동반자가 되어 하나의 팀으로 뛰겠다”며 “이번 협상을 통해 구축된 글로벌 디벨로퍼와의 파트너십을 토대로 미래 협업 사업도 적극 발굴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또한 “해외건설 산업이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특히 해외 에너지·항만 등 인프라 투자를 확대해 글로벌 공급망 이슈에 대응하는 역량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