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감귤 농가의 고민거리였던 바이러스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올해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도록 처리한 감귤 묘목 13개 품종, 총 600여 그루를 전국 묘목 업체에 보급했다고 밝혔다.
식물 바이러스는 한 번 걸리면 치료가 어렵다. 따라서 안정적인 생산과 품질 유지를 위해서는 처음부터 건강한 묘목을 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농촌진흥청은 묘목 보급 전에 모든 나무를 검사해 바이러스가 없는 개체만 선별해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올해 보급된 품종은 '사라향', '탐나는봉', '하례조생'을 비롯해 '천혜향', '감평(레드향)', '미니향', '제라몬', '유라조생', '베니마돈나', '탐빛1호', '윈터프린스', '옐로우볼' 등 총 13종이다. 묘목 업체는 이들 무병묘에서 접수를 채취해 증식한 뒤 2~3년 후에 농가에 판매하게 된다.
감귤에 발생하는 주요 바이러스로는 감귤트리스테자바이러스(CTV), 온주위축바이러스(SDV), 감귤모자이크바이러스(CiMV), 감귤접목부이상바이러스(CTLV) 등이 있다. 특히 온주위축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잎이 작아지고 열매가 기형으로 변하는 등 나무 생육이 약해질 수 있다. 감귤모자이크바이러스에 걸리면 껍질 색이 제대로 들지 않고 과즙이 줄어 품질과 상품성이 크게 떨어진다.
연구진이 '레드향(감평)' 일반 묘목과 무병 묘목을 함께 심어 비교 조사한 결과, 무병묘의 생육이 월등히 뛰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나무의 가지와 잎이 퍼진 부피를 나타내는 수관용적은 무병묘가 11.6㎥로 일반묘 8.4㎥보다 약 38% 더 컸다. 과실의 무게, 당도, 산도 등 품질 특성에서도 무병묘가 전반적으로 우수하거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농촌진흥청은 앞으로 기후 변화에 따른 감귤 품종별 바이러스 피해 사례를 분석하고, 바이러스 종류별 영향을 구명하기 위한 실증 시험 재배지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감귤연구센터 강석범 센터장은 "감귤 바이러스는 한 번 감염되면 치료가 어려운 만큼, 무병묘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농가 수요에 맞춰 다양한 품종의 무병묘를 공급하고, 바이러스 감염 영향을 과학적으로 검증해 보급 사업의 현장 효과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