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달라이더 보험 확인 의무화 시행… 명의도용·무보험 운행 차단 나선다
이달부터 플랫폼 관리 책임을 강화하는 개정법이 시행되면서 배달 플랫폼은 라이더의 유상운송보험 가입 여부를 직접 확인해야 한다.
최근까지 배달 플랫폼 내 외국인 명의도용과 무보험 운행을 둘러싼 문제가 지속되며 제도적 보완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지난달 11일에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배달 플랫폼 외국인 명의도용 관련 피해자 보호를 위한 보험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오면서 플랫폼 관리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졌다.
■ 반복된 명의도용 논란… 보험 공백 우려
배달업은 거주(F-2), 영주(F-5), 결혼이민(F-6) 등 일부 체류 자격을 가진 외국인에게만 허용되지만, 허가받지 않은 외국인이 타인 명의 계정으로 배달 업무를 하는 사례가 이어져 왔다. 법무부에 따르면 배달·택배업종 불법 취업 외국인 적발 건수는 2023년 117명에서 2024년 313명, 2025년 486명으로 늘었다.
명의도용은 단순한 고용 질서 위반을 넘어 보험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사고 당시 실제 운전자가 보험 가입자와 다르거나 유상운송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을 경우 피해 보상 과정에서 분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라이더 안전뿐 아니라 사고 피해자 보호를 위해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 배경이다.
■ 이달부터 플랫폼 확인 책임 강화
이 같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생활물류서비스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은 배달 라이더의 유상운송보험 가입과 교통안전교육 이수를 의무화하고, 배달 플랫폼 업체와 영업점이 이를 확인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이달부터 플랫폼은 소속 배달 종사자가 유상운송보험 또는 공제에 가입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보험 미가입 상태에서 운송계약을 체결하거나 유지할 경우 인증 취소나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될 수 있다.
■ 배달 플랫폼 약관 개정… 보험 확인 근거 마련
배달 플랫폼들은 생활물류서비스법 개정 시행에 맞춰 플랫폼 관리 책임을 강화했다. 배달의민족 물류서비스를 운영하는 우아한청년들과 쿠팡이츠서비스는 이달부터 구간 배달약관을 개정해 라이더에게 유상운송보험 보험증권 제출을 요구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약관에는 유상운송보험 가입 유지 의무만 명시돼 있었지만, 앞으로는 보험 가입 여부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셈이다. 배달 플랫폼 업계는 이번 조치가 명의도용과 계정 대여를 억제하는 데 실질적인 예방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함께 시간제 보험은 시스템 연동을 통해 가입 여부를 확인하고 있으며, 도보·개인형 이동장치(PM) 운송수단 이용자도 PM 보험에 의무 가입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리스 오토바이·대행 구조는 한계”
다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사각지대가 남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리스 오토바이나 배달대행업체를 통한 운행, 다른 운송수단을 활용한 배달의 경우 플랫폼이 직접 관리·감독하기 어려운 영역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구교현 라이더유니온 지부장은 “유상운송보험 의무화 자체는 의미가 있지만 리스 오토바이에 대한 관리 규정이 충분하지 않고, 다른 운송수단을 통한 명의도용 가능성도 남아 있다”며 “현재 수준만으로는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배달 플랫폼 관계자는 “대행업체가 개별적으로 라이더와 계약을 맺는 영역까지 플랫폼이 직접 관리·감독하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도 “대행업체에는 충분히 사전 고지했으며, 명의도용이나 계정 대여 의심 사례에 대해서는 제보센터를 통해 신고를 받아 계약 해제나 계정 정지 등 제재 조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플랫폼이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보험 공백과 명의도용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계속 강화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